"미국 적대적 태도 안 바꾸면 협상 진전 어려워" 입장 고수
러 "지난주 미 대사와 핵군축협정 논의…공식협의는 미정"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린 트레이시 신임 주러시아 미국 대사를 최근 만나 핵군축 협정에 대해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로이터·타스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주 트레이시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양국 간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비공개 논의이므로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다.

이 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답보 상태다.

작년 11월 말 양국은 이 조약을 두고 양자협의위원회(BCC)를 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직전 연기를 통보했다.

이날 랴브로프 차관은 "우리는 뉴스타트를 포기하지 않고 준수해왔다"면서도 양자협의위원회 등 공식 협의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뉴스타트 조약 이행과 추가 연장 협상 문제를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유지하는 한 핵 군축을 위한 논의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기자들에게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광범위하게 적대적 태도를 취해온 맥락에서 벗어난 채로 양자협의위원회 관련 상황을 바라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