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러시아 가스 수요대비 공급률 50%로 떨어져"
이탈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일일 공급량이 수요의 절반까지 떨어졌다.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 기업 에니(Eni)는 17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스프롬에 약 6천300만㎥의 일일 가스 수요를 제출했으나 가스프롬이 요청한 양의 50%만 공급할 것이라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 15일 이탈리아에 대한 일일 공급량을 15%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이어 16일에는 에니가 요청한 수요의 65%만 공급했다.

에니 측은 다만 감축 통보 이후 실제 일일 공급량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일일 수요량 변화와 관계없이 일정한 양만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스프롬은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량 감축은 사전에 계획된 게 아니며 유지·보수 사안과 관련이 있다고 언급했으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전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측의 해명을 "거짓말"로 규정하며 "실제로는 러시아 측이 곡식과 마찬가지로 가스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가스 소비량이 급증하는 올겨울을 대비해 비축 가능한 양의 최소 90%까지 채워놓겠다는 목표이나 현재는 54%에 머무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탈리아는 연간 가스 수입량의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한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에서 벗어나고자 아프리카·중동 등에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최소 내년까지는 충분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