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칭커지의 차량용 반도체 드래건호크1
신칭커지의 차량용 반도체 드래건호크1
지리자동차와 ARM차이나가 합작 설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기업) 신칭커지가 자체 개발한 첫 차량용 반도체를 선보였다. 중국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독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신칭커지는 전날 자율주행차 운전석 제어용 반도체칩인 '드래건호크1'을 공개했다. 이 칩은 스마트카를 무선 통신망과 연결해주며, 운전석 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차량의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신칭커지는 대만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 TSMC의 7나노공정에 위탁해 이 칩을 생산한다. 이달 중으로 일부 완성차업체들에 시험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며 내년 말에는 양산 차량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신칭은 2024년에는 자율주행 칩을, 2026년에는 자율주행 기능을 포함해 차량 전체를 반도체 하나로 통제하는 고성능 칩을 내놓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신칭은 지리차그룹의 전장부품업체 이카통과 영국 반도체설계업체 ARM의 중국 합자사인 ARM차이나가 2018년 설립한 팹리스다. 지리차는 자동차 산업이 자율주행·전기차로 전환하는 시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나섰다.

이런 반도체 독자 개발 흐름은 중국 자동차산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국유기업인 상하이자동차와 창안자동차, 신생 전기차업체인 리샹 등은 2015년 창업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기업 호라이즌과 차량 제어용 칩을 개발하고 있다. 호라이즌은 지난 7월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칩을 선보였다. 자율주행 기술은 통상 0~5의 6단계로 구분하며, 4단계는 무인차 바로 직전의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에 해당한다. 상하이차가 이 자율주행칩을 장착한 차량을 내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스마트카 자회사를 설립한 샤오미는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인 블랙세서미와,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은 난징세미드라이브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샤오미는 2024년 상반기에 독자 개발한 스마트카를 내놓을 계획이다. CATL은 전기차 동력 제어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글로벌 스마트카용 반도체 시장은 현재 미국의 퀄컴과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다. 지리차와 바이두가 합작 설립한 지두자동차는 2023년 퀄컴의 칩을 장착한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칩은 신생 전기차업체 웨이라이(NIO) 등이 쓰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