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켈, EU 정상회의서 그리스 비판…"왜 EU 승인없는 백신 접종자 받나"
프랑스 마크롱도 메르켈 지원사격…그리스 "여행에 초조해할 이유없다"
델타 변이 확산에…유럽국가들 '관광객 입국' 놓고 옥신각신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하면서 유럽국가들이 입국자 제한 등 방역 대책에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주요국 독일과 프랑스가 EU 내 다른 국가들을 향해 방역에 방심하지 말라며 훈계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들의 비공개 회의에서 일부 국가가 EU 당국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입국을 허용한다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 회의를 잘 아는 관리들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와 같은 EU 회원국들이 러시아산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자들을 받고 있다며 EU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백신들은 위험한 델타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산 백신을 맞은 관광객들이 EU 내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의회에서 유럽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여전히 살얼음판 위에 있다며 EU 회원국 정상들에게 여행 규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또 "우리는 계속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델타 변이는 우리가 조심해야 할 새로운 경고"라고 강조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를 거들었다고 전했다.

델타 변이 확산에…유럽국가들 '관광객 입국' 놓고 옥신각신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브뤼셀에 도착한 뒤 EU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기존 변이보다 훨씬 빠르게 전파되는 델타 변이를 경계해야 한다"며 EU 회원국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경 개방과 관련해 EU 의료당국의 승인을 받은 백신만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지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델타 변이가 확산한 영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는 전염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23일 델타 변이가 올해 8월 말까지 EU에서 신규 코로나19 감염의 90%를 차지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델타 변이와 관련한 EU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지만, 일부 회원국들의 입장은 다르다.

경제에서 관광 비중이 큰 그리스, 키프로스는 러시아산 백신이나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입국자에게 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스의 한 관리는 메르켈 총리의 발언에 대해 "(EU 회원국들의) 대다수 정상이 더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고 델타 변이가 이미 EU에 퍼진 것을 알고 있다"며 "여행 문제에 대해 초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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