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과 중국 간 교역 규모가 2017년 대비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유엔이 제공하는 국제무역 통계인 ‘유엔 컴트레이드’를 인용해 작년 북·중 교역 규모가 24억3100만달러(약 2조7800억원)로 집계됐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년의 49억7600만달러에 비해 51.4%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규모는 22억1800만달러로 전년(32억4500만달러)보다 31.6% 감소했다. 수출은 2억1300만달러로 전년(17억3100만달러) 대비 87.7%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북한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2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90년 이후 최대 적자다.

북·중 교역액이 크게 줄어든 것은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2371호와 2375호에 따라 북한산 수산물과 석탄, 섬유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같은 해 결의한 2397호는 북한의 정제유 수입 상한선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다. RFA는 “중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2017년 대북 수출입 금지 물품을 세 차례나 발표했고 이에 따라 양국 교역액이 대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여전히 매우 높았다. 지난해 북·중 교역액은 북한의 대외 교역 총액인 25억9000만달러의 93.8%를 차지했다. RFA는 “이 수치는 북한이 수입하는 물품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공급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입 물품 중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제품은 질소비료(146.2%), 약품(143.1%), 머리카락(127.4%) 등이다. 북한에서 머리카락을 수입하는 이유는 중국에서 투자한 가발 생산기업이 북한에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