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근국 수용 난민은 미국행…중남미 난민은 호주행

미국과 캐나다는 호주 역외시설에 수용된 난민을 받고, 호주는 코스타리카 캠프에 있는 중남미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호주와 미국이 난민을 상호 교환해 수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이 4일 보도했다.

호주는 현재 선박으로 자국을 찾는 망명 희망자 약 1천400명을 인근 국가인 나우루 공화국과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에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나우루에서는 수용 난민의 인권유린 실태가 잇따라 폭로되면서 호주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또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대법원이 지난 4월 호주 입국을 희망하는 사람을 마누스 섬에 억류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판결했고 호주는 이 시설을 폐쇄하기로 합의했다.

호주 정부는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지만 밀입국 거래자들 배만 불리는 선상 난민들을 결코 자국 땅에 받아들이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제3국으로 보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

호주 정부는 또 지난달 말에는 배를 타고 몰래 입국하려던 기록이 있으면 관광이든 사업목적이든 자국 입국을 전면 불허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태평양 건너 중남미의 코스타리카는 미국으로 가려는 쿠바 등 남미 출신 난민들이 몰려들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로 쿠바인에게 적용되던 미국 이민 특혜가 없어질 것을 우려한 쿠바인들이 앞다퉈 미국행에 나서면서 경유지가 된 중남미 국가 간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쿠바 난민은 1966년에 제정된 미국의 쿠바 난민적응법에 따라 미국에 입국하면 주택을 무상으로 받는 등 여러 혜택을 누린다.

급기야 지난 8월 말에는 코스타리카와 멕시코, 파나마 등 중남미 9개국이 미국에 공동서한을 보내 불법적인 쿠바 이민자 유입을 조장하는 이민정책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일부 소식통은 호주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반구의 여러 나라와 난민 처리와 관련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 국무부가 "인도주의 단체를 지원하고 난민을 수용하는 호주 등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고, 모든 나라에 난민 재정착을 지원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사실상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앞서 호주 정부는 지난 9월 코스타리카에 수용된 남미 난민들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혀 미국과의 난민 교환 협상이 진척되고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호주 정부는 올해 말까지 협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