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핵전쟁 위협 대비 차원…중·일 핵전쟁 시나리오 담아"
美국방부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연구일 뿐"


일본이 중국과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향후 10년 안으로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국방부의 외부용역 보고서가 나왔다고 미 보수매체 워싱턴프리비컨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국방부 총괄평가국(ONA)이 지원한 '일본 핵전쟁 연구 보고서'는 "일본의 진보한 핵 능력 기반과 우주발사대, 크루즈미사일, 잠수함 등에 근거할 때 일본 정부가 10년 안에 스스로 핵 무장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중국과 핵전쟁에서 3천만 명을 살상할 수 있는 전략 무기를 지상과 잠수함에 빠른 속도로 배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중국이 핵 전력을 현대화하고 북한이 핵 전력 및 운반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반면, 미국의 핵 전력 노후로 안보 보장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2차 세계대전 때 원폭 피해 경험이 있어, 일본이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이동식 발사대 등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보고서는 지난 7월 워싱턴DC에서 열린 '핵 운용과 결과'라는 워크숍에서 발표된 중·일 핵전쟁 시나리오도 담고 있다.

일본이 만약 중국의 핵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인구의 27%인 3천400만 명이 희생될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이어 "여건에 따라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어떤 경우든 일본은 절멸에 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만약 북·일 핵전쟁이 발발한다면 북한이 10kt(킬로톤) 핵무기로 일본 10개 도시를 공격해 1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일본은 1.2 mt(메가톤) 무기를 평양에 발사해 110만 명의 북한 주민이 희생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워싱턴프리비컨은 해당 보고서가 기밀문서는 아니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 매체에 "ONA는 국가 안보 이슈와 관련해 기존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와 연구를 관장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하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워싱턴프리비컨은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 사람들의 호전적인 문화가 미국인에 미친 영향 ▲러시아와 중국 지도자의 표정과 몸짓 연구 ▲중국 선전영화에 대한 심리문화적 분석 등을 ONA가 외부에 발주한 연구 사례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 매체는 '북한의 기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북한 김정은에게 강경노선을 취하지 않는 것은 김정은 체제 붕괴가 역내 혼돈을 초래할 뿐 아니라 미국이 지지하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중국 국경에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위험하고 메스껍지만, 장기적으로 태평양의 자유 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호전적인 중국"이라며 "이를 억지하기 위해 미국은 북중간 복잡한 관계를 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