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5월1일 확대파견"…네팔 "더 올 필요 없다"

한국이 27일 네팔 지진 피해 현장에 긴급구호대를 보냈지만 이웃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규모가 턱없이 작아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외교부는 다음달 1일 긴급구호대를 더 보낸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네팔 정부는 "더 올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밝혀 긴급구호대 파견에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네팔 박타푸르에 파견된 한국 긴급구호대 중 현장 구조활동인력은 중앙119구조본부의 119국제구조대 10명이 전부다.

의료진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또 한국 119국제구조대의 실력은 유엔의 구조대 평가(IEC)에서 최고등급(Heavy)을 인정받을 정도로 수준급이지만, 이러한 역량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명구조견도 없이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당초 1진을 40명 정도로 준비했지만 외교부에서 규모를 10명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안전처의 한 고위 관계자는 "외교부에서 일단 10명 정도만 먼저 보내자고 했다"고 말했다.

참사 초기 대규모 인력과 구호품을 지원한 중국이나, 70명을 파견한 일본에 비하면 한국 긴급구호대의 진용은 초라한 수준이다.

외교부는 5월1일 탐색구조인력과 의료진 등 32명과 인명구조견을 추가 파견할 것이라고 29일 오후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네팔 정부는 "사고현장에 투입된 외국 수색·구조대가 충분하니 더 이상 오지 말라"는 입장을 유엔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2차 구호대가 도착할 무렵에는 참사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어서 우리 탐색구조팀의 역할이 생존자 구조보다는 사망자 수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에 경쟁적으로 구호대를 파견한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국제사회의 조명을 받을 기회를 놓친 셈이다.

해외 참사 현장에 조기에 구호대를 파견하는 것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무일 뿐만 아니라 향후 재건사업 참여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이 구호대 파견에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교부의 관계자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초기 상황을 잘 파악하고 현지의 필요에 적합한 지원을 하기 위해 소규모로 먼저 파견했다"면서 "1일 출발하는 구호대는 먼저 도착한 구호대가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네팔 현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역할을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