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변화 협약에 대해 미국과 유럽이핵심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유럽과 미국 정부와의 중요한 견해 차이로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 지구 온난화를 억제할 새로운 기후변화 협약이 체결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럽측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국가별로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치를 계산하는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유럽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기존 교토의정서의 구조와 시스템을 보유하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교토의정서 틀을 거의 모두 없애버리고, 자국이 설계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유럽에 통보했다.

교토의정서에서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시스템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 통제한다.

그러나 미국의 제안에 따르면, 각 나라가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법규를 설정하고, 목표치를 달성하는 방법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미국의 의견대로 교토의정서가 폐기될 경우 새로운 기후변화 협약의 틀을 협상하기 위해 다시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유럽 소식통은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유럽은 교토의정서 기반 위에서 하고자 하고, 미국은 교토의정서를 사실상 폐기하고자 한다"며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면, 2015년 혹은 2016년에야 새로운 협약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구 기온이 섭씨 2도 상승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을 정점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유럽이 미국에 정면으로 맞설 것 같지는 않다며 "선진국의 의무를 강조한 교토의정서를 보유하는 데 관심 깊은 개발도상국 국가들은 미국의 계획에 분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럽 관리들은 부시 전 대통령에 비해 기후변화 협상에 적극적인 오바마 행정부를 공개 비판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교토의정서의 틀을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이 새 기후변화 협약을 타결지으려는 노력을 좌초시킬 수도 있다고 유럽 관리들은 우려하고 있다.

다음주 뉴욕에서 약 100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전체 인류의 미래가 정상들의 손에 달려 있다"며 새 기후변화 협약의 중요성을 각국에 촉구했다.

반 총장은 "협상에 큰 진전이 없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정상들이 정치적 의지와 지도력을 보여주는 게 절대적으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서울=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