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 발걸음, 권력 이동 상징

미국의 신구 권력 이양은 특수요원 도널드 화이트가 몇 걸음을 옮기면서 공식적으로 완료된다.

영국의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 재무부 비밀 수사국 요원인 화이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뒤에 있다가 20일 낮 12시 1분을 기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뒤편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불과 몇 걸음에 불과하지만 그 상징성은 매우 크다.

그가 자리를 옮기는 것은 바로 경호 대상이 새 대통령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나면 백악관으로 돌아가고 가족들과 함께 대통령 전용 헬기인 '머린 원'(Marine One)'을 타고 백악관 남부의 잔디밭을 떠나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딕 체니 부통령과 그의 가족, 몇몇 친구들을 만난 부시 일가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을 타고 텍사스의 미들랜드로 간 뒤 다시 댈러스 교외의 새로운 주택으로 이동하게 된다.

8년만에 백악관을 떠나게 되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고통스러운 순간이지만 불과 몇 시간만 지나면 새로운 삶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참모진은 이미 출입증과 블랙베리폰, 휴대전화, 보안 표시가 된 양복 핀을 반납한 상태다.

다만 조시 볼턴 비서실장과 10여명의 고위 관리들만이 이날까지 백악관에 남아 근무할 뿐이다.

정오부터 2시간가량 백악관은 내부 상주 직원을 제외하고는 텅 빈 상태가 된다.

백악관의 역사가인 윌리엄 실은 이를 두고 "정치적 인물은 아무도 없이 경이적으로 정적의 시간이다.

모든 것이 기다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점심을 마친 오바마 일가의 도착을 앞두고 미리 이삿짐 트럭이 백악관 남쪽 도로에 도열한다.

오바마 일가가 도착하는 새로운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