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단속 경관을 살해한 죄목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미국 텍사스주 교도소에서 13년간 복역해온 멕시코 국적의 하비에르 수아레스 메디나(33)의 사형이 14일 텍사스주 헌츠빌 교도소에서 집행됐다. 이날 오후 6시23분(현지시간) 독극물 주사로 집행된 그의 사형은 비센테 폭스멕시코 대통령의 감형 요청에도 불구하고 국제법 위반이라는 논란 속에 강행된 것이어서 앞으로 미국-멕시코의 관계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 대통령은 수아레스 메디나의 사형집행이 강행됨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텍사스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형집행이 있기 전 폭스 대통령은 텍사스를 예정대로 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오늘 일이 어떻게 될지 기다려 보겠다"고 대답했다. 앞서 텍사스 사면.가석방위원회는 13일 유엔과 멕시코 정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수아레스 메디나의 형량을 종신형으로 감형해 달라는 요청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수아레스 메디나는 죽기 전 성명을 통해 자신의 총에 숨진 경찰관의 가족에게 거듭 사과하고 "내 죽음을 통해 유족이 평화를 되찾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감형을 위해 멕시코 정부가 노력한데 대해서도 감사를 표시하고 자신의 가족과 멕시코인들에게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멕시코와 유럽연합(EU), 유엔 등 국제사회는 올해 들어서만도 20건의 사형을 집행한 텍사스주에 대해 종신형으로 감형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UNHCHR)은 13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수아레스 메디나가 제네바 협약에 따른 자국 영사관의 도움을 받지 못했음을 이유로 관용을 베풀 것을 촉구했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12일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에게 수아레스 메디나의 감형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수아레스 메디나는 지난 89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마약밀매업자로 위장해 근무중이던 경관을 살해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범행을 모두 시인했으나 피해자가 경찰관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헌츠빌 AP.AFP.dpa=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