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제조 또는 유통되는 가짜 상품의 대상이 사치품 위주에서 일상 생활용품으로 바뀌고 있다. 27일 경제 전문지 한델스 블라트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지난해 EU 15개 회원국에서 적발된 가짜 상품은 약 9천500만 품목으로 전년도에 비해 9배나 늘었다. 진짜상품 가격으로 따질 경우 20억 유로어치다. 특히 모조 대상 제품이 유명 상표 향수나 핸드백 등 이른바 부가가치가 높은 소량 고가의 '디자이너' 상품에서 비누와 치약, 콘돔, 인스턴트 커피 등 식품, 자동차부품, 의약품, 살충제 등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대량생산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 신문은 유럽연합(EU) 집행위가 발표한 연간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단속에 걸린가짜 상품의 52%가 보통의 생활용품으로 가짜 상품 제조가 질에서 양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오디오나 게임. 소프트 웨어용 CD와 DVD 등 첨단 전자제품 해적판 적발 건수도 전년도의 3.5배, 1999년도의 150배인 4천여 만 품목이나 적발됐다. EU는 가짜.해적 상품이 제조 지역에서 소비장소로 바로 이동하지 않고 제3의 지역을 거치는 등 마약 밀매처럼 감시를 피하려는 다양한 수법들이 동원된다면서 그러나 전통적으로 가짜가 제조되는 주요 나라는 7개국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제조국은 태국이 23%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18%), 터키(8%), 홍콩(5%), 체코(4%), 대만(3%), 미국(3%) 순이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