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3일 인도-파키스탄간 핵전쟁 위기를 넘긴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양국간 카슈미르 국경 분쟁 중재를 위해 뉴델리와 이슬라마바드를 차례로 방문한 뒤 귀국길에 오른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핵무기에 관해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핵 대결 위기를 넘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지도자들이 핵보유 국가로서 책임에 걸맞게 자신들의 문제를 다뤄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양국이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경주하지 않을 경우 상황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카슈미르 국경 통제선(LoC)을 사이에 둔 포격전을 삼가고 대화채널을 가동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포격이 멈추고 자위나 침투를 막기위한 목적으로만 실시된다면 소강국면으로 접어든 교전을 완화시키는 과정으로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이뤄져야 할 가장 손쉬운 일중의 하나는 자위 차원에서 취해지는 포격은 온당한 것이라는 점을 양측이 이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양국이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긴장완화를 위한 추진력을 유지하는데 애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그같은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이는 인정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앞서 이슬라마바드에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회담한 뒤 양국 지도자들이 긴장완화를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압둘 사타르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가진 합동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및 기타 세계 지도자들이 모두 (인도-파키스탄간) 긴장 완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나는 그같은 노력이 진전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양국군이 고도 경계태세를 유지해야할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 밤 사이 카슈미르에서 양국간 포격전이 벌어져 5명이 숨지는 등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인도의 한 당국자는 이날 이슬람 무장세력의 인도령 카슈미르 국경침범이 중단된 것으로 판단되면 국경에 배치했던 군대를 철수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또다시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마나마.이슬라마바드 AFP.A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