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중앙아시아 4개국 순방에 나선 도널드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4일 이집트를 방문, 테러와의 전쟁에서는 군사공격의 역할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아랍권의 대(對)테러전쟁 지지 설득작업을 계속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오후 카이로에 도착,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회담한뒤 군사적 행동으로 특정 테러리스트에게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군사공격이 가지는 역할이 크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런 이유에서 테러와의 전쟁이오랜 기간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크루즈 미사일이나 폭탄보다는 하나의 정보가테러 조직들을 타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앞서 이날 럼즈펠드 장관이 이집트의 군사적 참여를 도모하려는 것은 아니라며 자국은 "테러와의 싸움을 지지하지만 군대를 가지고 참여하지는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군사적 개입에 대한 이집트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미국은 각국이 서로 다른 상황에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수용한다고 답변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와 함께 대량 살상무기가 테러리스트 조직의 손에 들어가면"수 천 명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인명이 희생될 것이고 경고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앞서 이날 오만에서 술탄 카부스와 회담을 갖고 미국의 대 테러 전쟁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대 테러 전쟁은 결코 이슬람권을 분열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럼즈펠드 장관을 수행한 한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럼즈펠드 장관의 오만 방문은 새로운 형태의 군사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 테러 전쟁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 테러 전쟁은 이슬람이나 다른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며 "누군가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대 테러 전쟁을 이슬람교도에 대한 전쟁으로 호도하고 있으나 이는 말도 안되며 테러범들만 이롭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오만에서 3시간 여를 머무른 뒤 이집트로 출발했으며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등과 대테러 전쟁에 관해 협의한 뒤 우즈베키스탄으로갈 예정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