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은 제2차 대전 당시 중국 동북부에서 흑사병(페스트)을 일으키는 세균을 배양, 살포하는 등 인체 실험을 실시해 적어도 300여명이 사망하는 등 수 천여명에게 흑사병을 전파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콩 일간 명보(明報)는 중국 지린(吉林)성 정부가 일제의 9.18 침략 70주년을 앞두고 최근 공개한 자료를 인용, 인체 실험을 실시한 '마루타' 부대로 알려진 일본관동군 산하 731부대가 1940년 여름 지린성 성도 창춘(長春)과 눙안(農安)현 일대에서 자체 배양한 흑사병 병균을 퍼트려 대학살을 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731부대가 자행한 각종 인체 실험의 목적이 (연합군 등을 상대로) 세균전 수행의 한 방편이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논평했다. 이로 인해 괴뢰 정권인 만주국의 수도(統治區)로 지정됐던 창춘과 눙안현 일대 주민 수 천명이 페스트에 전염됐으며 일제가 당시 공표한 희생자 숫자만도 300여명에 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관동군 사령부는 당시 '관동군 임시페스트 방역대'를 전염 지역에 보내 방역 활동을 실시하는 한편 환자들에게 압력을 가해 이들이 대부분 고향을 등지게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린성 사회과학원의 시에쉬에스(解學詩) 연구원은 "당시 페스트가 저절로 생긴게 아니라 일제가 세균을 배양, 퍼뜨린 것임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비난한 뒤 "731부대의 세균전 수행의 잔혹함을 국제사회에 고발하는 한편 피해자들을 규합해 일본 정부에 대해 사과 및 보상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