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탄탄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기업이 점점 희소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비에이치, 대덕전자,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인플레이션 와중에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방어할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종목은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개월 전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공통점이 있다.

이익률 갈수록 둔화할 전망

1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44조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약 67% 증가한 전년에 비해 대폭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률 컨센서스는 8.5%로 전년(8.7%) 대비 0.2%포인트 낮을 전망이다. 국내 상장사들이 인플레이션 상승, 중국 봉쇄 조치, 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올 1분기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달성하는 호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전체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전년보다 낮아지는 것이다.
"인플레도 걱정 없다"…수익 탄탄한 기업 '찜'
국내 기업의 실적이 연말로 갈수록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1분기 13.4%에 달했지만 2분기 8.6%, 3분기에는 4.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전망치 개선 종목 관심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선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느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제품 가격이 덩달아 뛰면서 매출은 늘어나기 쉽지만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해 원가가 높아지는 만큼 영업이익률을 방어하기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기업 비중은 지난해 69.1%에서 올해 72.3%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업이익률이 1%포인트 이상 올라가는 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51.8%에서 42.8%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익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지수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갈수록 영업이익이나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개별 기업의 주가 프리미엄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개월 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 비에이치가 꼽혔다. 이 회사는 1개월 전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40.1% 늘었다. 애플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예상보다 탄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분기 8.7%인 영업이익률도 2분기 9.1%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덕전자, 신세계인터내셔날, 원익QnC, 현대백화점 등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종목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가운데 2분기 및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모두 1개월 전 대비 상향되고 있다. 시가총액도 5000억원 이상으로 안정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