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섭 스맥 대표. 사진=스맥
최영섭 스맥 대표. 사진=스맥
"우리 기술력과 사업적 성장 가능성으로 비춰볼 때 지금 주가는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업황이 긍정적이어서 올해를 기점으로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봅니다."

코스닥 상장사 스맥의 최영섭 대표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스맥 주가는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며 유리한 업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실적 전환(턴어라운드)만 이루면 2019년 이전의 주가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맥은 1999년 삼성항공에서 분사한 회사로 2009년 5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공작기계와 관련 부품, 산업용 로봇 등의 제조·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삼고 있다. 14년째 증시에 있다보니 주가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3년 한때 1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든 2019년 하반기 들어 큰 폭으로 빠졌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는 등 로봇사업 본격화 의지를 밝히면서 2730원까지 올랐으나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주가는 최근 2000원선마저 깨져 연중 최저가(1455원)에 가까워지고 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까지 겹쳐 실적이 저조했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제조업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우리 주 사업인 공작기계 산업 수요가 크게 증가했죠. 이런 증가 추세는 올해까지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전략사업인 스마트공장·공장자동화, 산업용 로봇 관련 수요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올해부터는 회사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 증가, 경제 정상화 정책, 국내 건설·반도체 시장 호조에 따른 관련 사업 투자 증가 등 호재성 요인들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공작기계와 공장자동화, 스마트 공장 등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작년 9월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스맥은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부터는 흑자 체제로 꾸준히 이어질 전망으로 보입니다. 현재 공작기계 수주잔고가 700억원에 달해 작년 대비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올해 회사의 주된 목표는 공작기계 해외 신시장 공략이다. 기계사업부문과 정보통신기술(ICT)사업부문을 포괄한 전체 매출에서 해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2.3%, 2020년 43.2%, 작년 3분기 49.3%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활발한 수주 활동도 이같은 계획의 일환이다. 작년 말 스맥은 독일 WSF와 이탈리아 GMV에 각각 40대, 51대의 공작기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총 89억원 규모로 회사는 연말까지 제품을 순차적으로 납품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공작기계 글로벌 전시회인 'EMO 밀라노 2021'에서 90억원 규모 장비를 수주했다.

공작기계에 대한 유럽의 높은 수요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시장 전역에 걸쳐 우수한 대리점을 여럿 확보해 효율적인 서비스 체계를 갖춘 데다 지역별로 현지화 작업을 한 것이 매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최근 주요 글로벌 전시회에서 기술력을 소개한 이후로 유럽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회사 제품에 대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개척 시장으로 분류되는 아시아·남미 시장에 대한 개척 효과가 부각되면서 해외 판매 비중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다만 부정적인 경기전망도 나오는 만큼 신중한 전략을 펴고 있다. 최 대표는 "유럽 증시의 부진과 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계획에 따른 투자 축소 가능성도 있다"며 "위험을 줄이기 위해 물량발주를 최소화한 상태다. 향후 환경 여건의 변화에 따라 추가적인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는 올해 융복합 사업부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 공장과 자동화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는 기계와 로봇, 자동화를 포함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인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주 사업인 기계사업과 로봇·자동화를 연계하기 위한 표준 인터페이스도 설계 중이다. 향후 상용화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결국 '기계와 사람을 하나로 연결한다'는 것이 스맥이 준비하는 모든 사업의 핵심이다.

"반도체 시장 호황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대상 로봇·자동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올해에는 자동차 분야로 새로 진출하기 위해 관련 수주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부품 사업의 급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모터 부문 전문가도 영입하는 등 인력과 인프라 준비도 마쳤습니다."

한편 증권가에서 스맥은 로봇 관련주로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수혜주로도 언급되고 있다. 최근 KB증권은 '임금 상승 리스크와 투자 아이디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생산성 증가에 대한 로봇의 기여도가 계속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임금 상승률이 높아지는 현상은 기업들의 로봇 투자를 확대시킬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작기계 전문기업, 산업용 로봇전문 기업, 스마트팩토리 전문기업… 스맥 앞에 붙었던 수식어들이다. 올 들어 새로 불리고 싶은 수식어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 대표는 '융복합 하이브리드 기업'이라고 답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스마트공장에 대한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이제는 공작기계라는 제조산업을 넘어서 '기계와 사람이 하나가 되는 세상을 열고자하는 융복합 하이브리드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