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인수합병(M&A) 시장 호황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는 투자은행(IB)·로펌 등 각 자문사는 ‘인재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수조원 몸값이 된 유니콘 기업까지 M&A에 뛰어들기 위해 IB 인력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에 M&A가 ‘어쩌다 가끔 있는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로 자리매김한 결과다.

최근 주요 M&A 자문을 맡고 있는 글로벌 IB 모건스탠리에선 매니징디렉터(MD)급 핵심 인력이 대기업으로 이직하겠다고 해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또 다른 글로벌 IB에서는 올 들어서만 주니어 2명이 각각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로 떠나고 1명은 스타트업 기업으로 이직하면서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IB라 해도 M&A 담당 인력은 10명 안팎인 경우가 많다. 서너 명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나면 타격이 크다. 또 다른 IB 한 곳은 주니어급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자 급하게 과거 인턴으로 근무했던 인력에게 “입사할 생각이 있느냐”는 전화를 돌렸다는 후문이다.

로펌 등 다른 자문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시니어 변호사는 “저연차 변호사로선 대형 로펌 연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합류해 대박을 노리거나 사내변호사로 ‘워라밸’을 챙기는 게 훨씬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공백에 처한 IB, PEF 운용사가 전략컨설팅에서 공격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면서 컨설팅업체들도 덩달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