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한기준의 모든 장면이 꼴 보기 싫었어요."
배우 박민영이 '기상청 사람들'에서 윤박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박민영은 지난 7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윤박이 연기한 한기준에 대해 "매번 킹 받았다"며 "윤박과 같이 신을 찍을 때 너무 화났다"고 털어놨다.

JTBC '기상청 사람들: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은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전국 7.3%, 수도권 8.3%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극 중 박민영은 총괄 예보관 진하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윤박은 진하경과 10년 열애 끝 결혼을 앞두고 기자 채유진(유라)와 바람이 나 파혼한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 역을 연기했다.

한기준에 대해 박민영은 "자꾸 웃으면서 진하경에게 뭐 써 달라고 하고, 밥 먹자고 하고 이해가 안 됐다"며 '노답' 캐릭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한기준의 그 지질함은 윤박이 아니었으면 안 됐을 것 같다"며 "윤박만이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윤박이라 덜 밉고 이해가 되는 캐릭터로 완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영은 "윤박은 연기자와 연기자로 만났을 때 너무 좋은 배우고 티키타카도 잘 맞았다.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며 칭찬하면서도 "하지만 캐릭터로는 모든 장면이 꼴 보기 싫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진하경은 위자료 명목으로 받았던 아파트마저 팔아 반반으로 나누자는 한기준에 분노하며 시원하게 뺨을 휘갈겼다. 이 장면은 '사이다 신'으로 많은 시청자들이 호응했다.

박민영은 "원칙주의자 입에서 'X새끼야'가 나올 때는 시원할 줄 알았는데 너무 슬펐다. 정말 시원한 대사고 거울 보며 웃고 있었는데 막상 대사를 내뱉을 시간이 되니 그런 감정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신혼집에서 한기준과 채유진의 외도를 목격하고 충격으로 분노하는 신은 박민영이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중 하나다.

그는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 절제하려고 노력했다. 외도를 목격한 후 비를 맞으며 한기준을 가방으로 때리는 부분은 제 아이디어였다. 나도 30대 여자로서 남자친구의 그런 장면을 목격했을 때 아무리 차분한 진하경이라도 그 정도는 나와야 할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감독과 상의한 후 원래 대본보다 수위를 조금 올려 연기했고, 계산하지 않았다. 몰입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진하경이 '헤어지자'고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기준이 '그래'하는데 내 자존감과 영혼이 모두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덧붙였다.

박민영은 한기준에 대해 "언어로 순화시킬 수 없는 나쁜 인간"이라고 정의했다. '조상신이 도왔다'라는 엄마의 대사를 언급하며 "하경에게 있어서 좋은 결정이었다. 나는 운명론자라 개인적으로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헤어지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진하경과 한기준이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지나는 것에 대해 박민영은 "전 영어를 조금 할 뿐이지 뼛속까지 한국인"이라며 "진하경과 나의 가장 다른 점을 꼽자면 바로 그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기준이 임신 소식을 전하며 아기 심장 소리를 들려주는데 나 같으면 싫을 것 같다. 외도하는 모습을 다 목격하지 않았나. 나는 그렇게 넓은 아량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진하경과 비슷한 부분에 대해 박민영은 "일에 있어 완벽주의자이고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는 게 강하다. 신인 때부터 제 역할에 있어서 내가 제일 잘 알고 제일 많이 연구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 그런 점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