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산업이 시장 요구이익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1.9배의 이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보험산업이 시장 요구이익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1.9배의 이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금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보험산업이 시장 요구이익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1.9배의 이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과 비교해 생명보험사는 2.1배, 손해보험사는 1.5배의 이익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은 16일 오후 '제로금리 시대, 보험산업의 영향과 과제'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제로금리시대의 보험산업 수익성을 분석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험산업의 수익성과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최근 10년간(2010~2019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며 2017년 이후 하락 추세"라며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년 전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9년 기준 자본비용과 ROE 차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추가적인 시장 요구이익은 생보 3조6000억원, 손보 1조1000억원으로 총 4조7000억원"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산업의 이익이 건강한지를 분석하기 위해 노 연구위원은 내재가치기법(EV)을 활용해 분석했다. 내재가치는 보유계약과 자산 평가익 등을 통해 보험회사 미래이익과 금리에 대한 가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노 연구위원은 "실제 채권 처분이익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19년 기준 생보 62%, 손보 87%로 보험영업 손실을 투자영업 이익으로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정 부분 채권 매각도 필요하겠지만 과도한 매각은 미래의 이익을 앞당겨 실현한 것으로 보험산업의 현재 이익구조가 건강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사는 보유계약가치에서 마이너스가 발생할 정도로 금리하락에 따른 영향이 심각하므로 보유계약에 대한 관리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 연구위원은 특히 국내는 해외에 비해 국공채의 비중이 높으므로 회사채, 대체투자 등 비중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 보험사는 국고채 30%, 회사채 28%이나 국내는 국고채 41%(특수채 포함), 회사채 6%(금융채 포함)다.

아울러 손실이 발생하는 보유계약은 공동재보험, 계약 이전, 계약 재매입을 활용해 보유계약가치를 상승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재보험은 최근 감독제도가 개선됐으며 계약이전 및 계약재매입은 현행 제도로도 실시 가능하다.

실제 해외 사례를 보면 대만 알리안츠는 대만 차이나 라이프(China Life)에 고금리 계약을 이전했고 벨기에 생보사는 계약자에게 해지환급금의 10~30%를 프리미엄으로 제시하고 계약재매입을 진행했다.

계약 이전 후 대만 알리안츠는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차이나 라이프는 지급여력(RBC) 비율은 하락했으나 영업 및 고객 기반 확대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그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유럽은 변액보험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보증옵션을 최소화한 변액보험 판매를 통해 신계약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다만 상품경쟁력을 위해 다양한 보증옵션 제공시 위험관리 전문인력과 헤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험산업의 이익은 적정수준보다 낮으므로 수익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과 건강한 수익 구조를 위한 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사진=보험연구원)
(사진=보험연구원)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