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KEB하나은행의 신탁형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었다고 판단, 제재심의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이 소비자에게 ‘최고위험’ 등급이 매겨진 파생상품을 ‘중위험’ 상품으로 소개해 팔았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금융당국이 대규모 손실 우려가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금융권의 불완전판매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2일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동안의 검사 결과 KEB하나은행의 ‘하나ETP신탁 목표지정형 양매도 ETN’ 판매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중 설명의무 위반 등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최 의원은 “KEB하나은행이 소비자에게 상품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불완전판매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보고를 금감원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일정 범위 안에서 코스피200지수가 횡보하면 수익을 내지만, 지수가 폭등·폭락하면 손실을 본다.

KEB하나은행은 이 상품의 투자 위험을 5단계 등급 중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최고위험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이 상품 판매 직원들이 참고하도록 제작한 자료에는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이라고 표시됐다는 게 최 의원의 지적이다.

‘하나ETP신탁 목표지정형_양매도 ETN’은 작년 증권사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을 은행에서 신탁상품으로 묶은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2017년 11월 상품 출시 후 10개월 동안 8283억원어치를 팔았다. 총 판매액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조만간 제재심에 상정할 계획이다. 금감원과 하나은행은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설명서 교부 의무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