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 기술 격차도 최소 3∼4년…"정책 지원으로 추격 가속화 우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국산이었으며, 당분간은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의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글로벌 메모리 업계를 주도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업체들과의 기술력 격차도 큰 상태여서 당장 추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이른바 '반도체굴기'를 외치며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어 이런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6일 업계와 한국무역협회, 코트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HS코드 8542.32 기준) 수입액은 총 886억1천700만달러로, 전년(638억5천900만달러)보다 38.8%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한국산 수입이 전체의 52.3%에 달하는 463억4천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1.3%나 늘어난 것으로,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48.2%에서 50%를 넘어섰다.

대만산과 일본산이 각각 197억300만달러(전체의 22.2%)와 57억5천800만달러(6.5%)로 뒤를 이었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입은 올해 들어서도 1분기에만 146억7천200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4%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중국이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것은 자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D램 업체인 푸젠진화집적회로공사(JHICC)의 경우 22나노 공정 기술을 갖고 있으나 이는 삼성전자가 2011∼2015년에 적용하던 것이다.

또 낸드플래시 업체인 칭화유니그룹의 주력인 '32단 MLC'는 삼성전자가 이미 지난 2014년 양산 체제를 가동한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아직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입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집적회로 산업 현황 분석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자국산 점유율은 사실상 0%였다.

이와 관련, 코트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생산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한국은 여전히 가장 큰 공급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 문병기 국제 분야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국가 주도로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해외 우수 인력도 스카우트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가전과 스마트폰 업계의 사례처럼 과거 큰 격차가 한순간에 좁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등 우리 업체들도 비메모리 부문의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종합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도체굴기? 아직은…" 중국 메모리 수입 절반 이상 한국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