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 가치와 미국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나서 신흥국 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이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자금을 빌려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투자전략이다. 대개 투자자들은 저금리 추세를 보이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자금을 조달해 신흥국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Fed가 금리를 올리면 미국과 신흥국의 금리 차가 줄어 캐리트레이드의 매력이 떨어진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지난달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가한 위원 대다수가 올해 연방기금 금리를 한 차례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투자자들이 신흥국 자산을 매각하고 대거 선진국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7월 초 1.36%까지 하락한 이후 이날 종가 기준 1.76%까지 반등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89를 기록했다. 5월 92.62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큰 오름세다.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달러를 조달해 신흥국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투자자 사이에서 캐리트레이드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신흥국 통화가 이미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