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유럽 에어버스그룹과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인 해상작전헬기 이미지.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유럽 에어버스그룹과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인 해상작전헬기 이미지.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회사인 에어버스그룹 소속 에어버스헬리콥터스(AH)와 손잡고 해상작전헬기를 개발, 세계시장에 도전하기로 했다.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KUH-1) 제조업체인 KAI와 AH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무기전시회 ‘유로사토리’에서 “수리온에 기반을 둔 해상작전헬기를 공동 개발해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다에서 적의 함정과 잠수함을 탐지·공격하는 해상작전헬기는 세계적으로 1100여대가 운용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최대 70조원으로 추정된다.

해상작전헬기는 10년간 250대 이상의 교체 수요가 예상되며 KAI와 에어버스는 최소 60여대에서 최대 120여대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리비에 람베르 에어버스헬리콥터스(AH) 마케팅 수석부사장은 “수리온은 세계 해상작전헬기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할 것”이라며 “AH는 수리온을 해상작전헬기로 개발하기 위해 ‘동체 접힘’과 같은 기술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H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시장의 잠재고객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AH는 수리온 개발에도 참여하는 등 지난 10여년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KAI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KAI의 소형 민수헬기(LCH) 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수리온은 한국군의 노후화된 소형 공격헬기 500MD와 소형 기동헬기 UH-1H를 대체하기 위해 KAI가 유로콥터(현 AH) 기술을 도입해 국내에서 개발한 중형 기동헬기다. 해상작전헬기로 개발되면 기존 러시아제를 쓰던 동구권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국가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AI 관계자는 “수리온과 경쟁할 헬기는 세계에 한두 기종밖에 없다”며 “AH와 선제 투자에 나서 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KAI와 AH는 수리온에 기반을 둔 해상작전헬기에 유도미사일 ‘시 베놈(Sea Venom)’과 ‘스파이크 NLOS’를 장착하고 함정에서 원활하게 기동할 수 있도록 날개를 포함한 일부 동체를 접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제기는 지상 시험용 한 대, 비행 시험용 두 대를 우선 생산한다.

지난 13일 개막한 ‘유로사토리 2016’에는 국내 업체 21곳을 포함해 70개국 1600여개 방산업체가 참가했다. KAI는 전시장에 수리온 모형을 내놓고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한화디펜스(옛 두산DST)는 16일(현지시간) 전시회에서 벨기에 CMI디펜스사와 750만유로(약 99억원) 규모의 포탑 구조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디펜스는 K21 장갑차 차체에 CMI디펜스사의 105㎜ 포탑을 장착한 신형 경전차를 생산해 세계 무기시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전차는 한국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국내 방산업체가 수출 전용 무기를 개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현우 한화디펜스 대표는 “세계 방산시장에서 중형 전차에 비해 저렴하면서 전술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경전차 수요가 많다”며 “기존 K21 장갑차에 해외에서 기술력을 이미 인정받은 CMI디펜스사 포탑을 장착한 신형 경전차를 생산해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리=국방부 공동취재단/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