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전문 TV채널인 CNBC가 최근 시청률하락과 함께 과거 증시호황기에 투자자 오도에 일조했다는 비난으로 곤혹스러워하고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들어 잇단 기업 회계부정 스캔들과 뉴욕증시 급등.락 등 경제관련 뉴스가 넘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CNBC의 시청률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떨어짐에따라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닐센 넷레이팅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CNBC의 하루 평균 시청자수는 23만3천명으로 전년동기보다 2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대규모의 경제관련 뉴스가 속출한 점에 비춰 볼 때 시청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최근 전세계적인 톱뉴스가 된 월드컴 사태를 우리 방송국의 데이비드 페이버 기자가 처음으로 보도한뒤 지난 몇주간 시청률이 꾸준히 오른것으로 나타났다고"고 주장했다. NBC의 로버트 라이트 회장도 "시청률 하락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아직 광고주인 기업인, 대형 투자자 등 고정시청자층은 유지되고 있어 수익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청률 하락 외에도 과거 CNBC는 최근 회계부정이나 투자자 오도혐의로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기업 경영진 및 애널리스트들의 발표를 여과없이 내보냄으로써 이들을 간접적으로 도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또 일부 금융전문가들이 이같은 정직하지 못한 발표와 투자추천에 대해 경고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CNBC측이 이를 무시했다는 사실도 치명적인실수가 됐다고 지적했다. 시애틀 소재 펀드운용사인 프레켄슈타인 캐피털의 윌리엄 프레켄슈타인 사장은"CNBC은 한마디로 `버블비전(bubblevision)'으로 이제 더이상 보지 않을 생각"이라며 "심층적인 분석은 없고 상승장만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경쟁매체인 폭스뉴스에서 금융프로그램인 `유어 월드(Your World)'를 진행하고있는 네링 카푸토는 "CNBC는 지나치게 시장지향적이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증권투자자들의 실망감이 CNBC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CNN의 경우 금융뉴스 프로그램에 일반 금융.경제소식을 함께 보도함으로써시청자들에 대한 소구효과가 높아졌으며 결과적으로 CNBC와는 반대로 지난 1년간 시청률이 두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CNBC측은 과거에도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일방적으로 전하지않고 나름대로 분석작업을 거쳤으며 최근에는 잇단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경제전반에 대한 분석을 가미했다고 해명했다. CNBC의 브루노 코언 부사장은 "프라임타임 시간대에 워싱턴발 금융정책에 대한분석프로그램을 배치했다"며 "이는 증시뿐만 아니라 채권, 부동산 등에 관해서도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CNBC가 과거의 포맷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