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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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으로 점심값 부담이 커지자 직장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점심 도시락을 미리 준비해 보관하는 '밀프랩'를 활용하거나 주변 식당보다 비교적 저렴한 백화점 푸드코트를 찾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중국에선 '거지 밥상'으로 불리는 초저가 소비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에서는 최근 적은 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거지 밥상'의 인기가 높다.

거지 밥상은 적은 돈으로 먹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세트 메뉴를 말한다. 맥도날드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진행하는 무료 시식 행사나 반값 할인 행사들을 요일별로 정리하거나 직접 저렴한 식재료를 이용해 간단하게 식단을 꾸리는 것을 일컫는다.

특히 1995~2009년 사이 출생한 중국 Z세대 사이에서 이 같은 초저가 소비 행태가 주목받는 상황.

이 때문에 국영 식당도 덩달아 인기다. 중국 상하이에서 일하는 20대 회계사 매기 쉬는 10~15위안, 우리 돈으로 약 1800~2800원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국영 식당을 찾는다. 그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돈을 아끼고 저축해야 안전하다고 느낀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 직장인들도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에 따른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내고 있다.

일주일 동안 먹을 도시락을 미리 준비한 다음 냉장실에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는 '밀프랩'을 활용하는 직장인도 늘어나는 추세다. 주말에 밀프랩을 만들 식재료를 한 번에 구매한 뒤 미리 도시락을 만들어 놓는 식이다.

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판교에선 주변 식당들보다 점심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백화점 푸드코트를 찾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이 이달 공개한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올해 점심값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값을 줄인 방법으로는 도시락 싸기, 구내식당·저렴한 식당 이용, 편의점 간편식 구매, 굶기 등이 언급됐다.

점심값을 줄이려 노력했다는 직장인들의 평균 식비는 6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끼니당 5000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치솟는 점심값을 줄이기 위해 남녀 모두 도시락을 쌌고 이 외에 다양한 방법을 활용했다"며 "남성은 구내식당, 편의점 간편식등 식당에서 사 먹는 대체재를 찾은 반면 여성은 커피·디저트 등의 식후 소비를 줄이는 데 열심이었다"고 분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