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4·10 총선 이후 국민의힘이 당 수습 방안 찾기에 골몰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론을 띄우고 나섰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 운영을 이어가며 연속성을 꾀하는 한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YTN 라디오 '뉴스킹'에서 "아마 대표는 연임을 별로 안 하고 싶겠지만 또 국민들의 요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챔피언이 됐는데, 챔피언이 방어전을 빠르게 치를 필요는 없다"며 "이미 총선 압승으로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아마 그만큼 또 (연임을) 무겁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 최고위원은 "국민들께서 '제대로 국회 운영을 해달라'는 명령을 주셨는데, 당 대표가 바뀌면 국민적인 지지와 명령을 충실히 이행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라고도 했다.

앞서 전날 '친명 좌장'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이 대표의 연임을 언급했다. 그는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에서 연임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나쁜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당헌에 의하면 연임 제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당헌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대선 1개월 전에 당 대표를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 외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대표가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다시는 하지 않겠다' 그런 비슷한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한다"며 "그 당시는 당내에서 여러 가지 사법 리스크 때문에 공격도 많이 받고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은 그 당시 하고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22대 총선을 치르며 '친명' 위주로 당이 완전히 재구성된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새 지도부를 뽑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8월로 예정돼있다. 민주당 당 대표의 연임은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친명 의원들이 나서서 '연임론'을 적극적으로 띄우면서, 이 대표가 연임하는 최초의 민주당 당 대표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 추대로 한 번 더 하는 쪽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그는 향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 대표가 경쟁 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이 대표로서는 당 대표를 다시 해서 확실한 리더십을 갖고 이 문제를 풀어내고 싶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