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가 17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디앤디파마텍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가 17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디앤디파마텍
디앤디파마텍이 세 번째 도전 끝내 다음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이 회사는 비만과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를 치료하기 위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앤디파마텍은 설립 초기부터 GLP-1 계열 펩타이드 신약 개발에 집중해 온 기업”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GLP-1은 음식 섭취 시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이다. 인슐린 합성 및 분비 증가, 글루카곤 분비 억제, 소화 흡수 과정 지연의 기능을 한다.

이와 비슷한 작용을 하는 GLP-1 유사체는 처음엔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현재는 비만과 MASH, 퇴행성 뇌질환, 심혈관질환 등으로까지 적응증(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는 진단)이 넓어졌다. .

2014년 설립된 디앤디파마텍은 GLP-1 계열 펩타이드를 활용한 만성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DD02S, DD03)를 중심으로 △주사용 MASH 치료제(DD01)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NLY01) 등의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은 GLP-1 유사체의 효능과 안정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펩타이드 맞춤 설계기술, 경구 흡수율 및 복약 순응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제형 구조 최적화 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이미 출시된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세마글루타이드)보다 10배 이상 높은 경구 흡수율을 내는 약물을 더 낮은 원가로 생산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의약품을 먹는 알약 형태로 만드는 디앤디파마텍의 펩타이드 경구화 기술력에 주목한 미국 멧세라는 디앤디파마텍과 비만 치료 후보물질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지난달에는 주사용 비만 치료제 라이선스도 사들였다. 총 계약 규모는 8억달러(약 1조500억원)에 달한다. 일반적인 기술이전 계약과 달리 별도의 공동 연구·개발 계약까지 함께 체결해 디앤디파마텍은 2026년까지 최소 1500만~2000만달러의 추가적 수익을 확보했다.

디앤디파마텍의 MASH 치료 후보물질 DD01는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 수용체 작용제다. 작년 당뇨 및 지방간 질환을 동반한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국 임상 1상 시험에서 4주간의 짧은 투약만으로 지방간을 50% 이상 제거한 것이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디앤디파마텍은 48주간 DD01을 투약해 약효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DD01은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Designation) 약물로 지정돼 향후 임상 개발 및 허가 심사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이 후보물질의 중국 내 개발·상업화 권리는 현지 대사성질환 전문 제약사 살루브리스가 디앤디파마텍이 모두 1억9200만달러(약 2500억원)를 주기로 하고 사들였다. 살루브리스는 올해 하반기 비만을 적응증으로 중국 내 임상 1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향후 DD01은 MASH 및 비만 치료제로 동시 개발이 진행돼 복합적으로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슬기 대표는 “이번 코스닥 상장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비만 및 MASH로 대표되는 대사성질환 중심으로 GLP-1 계열 펩타이드 신약의 빠른 상업화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디앤디파마텍의 IPO 도전은 이번이 세 번재다. 2020년과 2021년에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오는 18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주 청약은 오는 22~23일 이뤄진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2000~2만6000원으로, 이번 IPO를 통해 242억~286억원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상장 예정 주식은 1043만1929주로, 예상 시가총액은 2295억~2712억원이다. 당장 예정일은 다음달 2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