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유 음식인 김치의 글로벌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건강하고 힙한’ 음식으로 김치가 떠오른 것이다. 식품 기업들은 앞다퉈 미국과 유럽, 호주 등지에 현지 공장을 신설하는 등 설비 확충에 나섰다.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냉동식품 자회사인 슈완스를 통해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한인 김치 제조업체 코스모스푸드를 지난해 10월 인수했다. 인수 후 법인명은 슈완스 코스모스푸드로 바꿨다. 1971년 설립된 코스모스푸드는 그동안 현지에서 생산한 김치를 코스트코와 월마트 등에 공급해왔다. 슈완스 코스모스푸드는 CJ제일제당이 인수한 뒤 재정비를 거쳐 최근 현지에서 ‘비비고 김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CJ제일제당에 앞서 대상은 2022년 초 LA 인근 시티오브인더스트리에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연간 2000t 규모의 ‘종가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이어 지난해 4월엔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김치 등 아시안푸드 기업인 럭키푸즈를 380억원에 인수하고 김치 생산설비를 증설하기도 했다.대상과 CJ제일제당은 국내 김치시장에서 점유율 1, 2위 업체다. 두 기업이 경쟁적으로 미국 내 김치 생산기지 확보에 나선 것은 그만큼 김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김치 수출액은 1억5560만달러(약 2097억원)로 전년보다 10.6% 증가했다. 5년 전인 2019년(9746만달러)과 비교하면 48.4% 늘었다. 특히 미국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대(對)미국 김치 수출액은 3999만달러로 1년 만에 37.4% 증가했다. 2019년(1480만달러) 대비로는 증가율이 170.2%에 이른다.미국에서는 2020년대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등을 경험하며 발효 식품인 김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김치유산균은 항바이러스 등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인 귀네스 팰트로는 2021년 코로나19 감염에서 완치된 뒤 “김치로 건강을 관리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호주와 유럽 등 신흥시장을 겨냥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한국에서 김치 601만달러어치를 수입해 일본, 미국, 네덜란드, 영국에 이어 5대 김치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호주 현지 업체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맺고 비비고 김치 생산을 시작했다. 한국 식품 기업이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김치를 생산하는 첫 사례다. 호주에서는 현지 원재료로 생산한 ‘비비고 썰은 배추김치’ 2종을 처음 선보였다. 기존에 수출하던 한국산 김치 10종도 현지인 수요에 맞춰 리뉴얼하는 등 공을 들였다.대상은 유럽 시장을 겨냥해 2022년 폴란드 현지 업체와 합작, 내년 준공을 목표로 폴란드 크라쿠프에 김치 공장을 짓고 있다. 호주에는 지난해 10월 현지법인을 세우고 김치 등 식품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한국 고유 음식인 김치의 글로벌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건강하고 힙한’ 음식으로 김치가 떠오른 것이다. 식품기업들은 앞다퉈 미국과 유럽, 호주 등지에 현지 공장을 신설하는 등 설비 확충에 나섰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냉동식품 자회사인 슈완스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소재 한인 김치 제조업체인 ‘코스모스푸드’를 지난해 10월 인수했다. 인수 후 법인명은 ‘슈완스 코스모스푸드’로 바꿨다. 1971년 설립된 코스모스푸드는 그동안 코스트코와 월마트 등에 현지서 생산한 김치를 공급해왔다. 슈완스 코스모스푸드는 CJ제일제당 인수 후 재정비를 거쳐 최근 현지서 ‘비비고 김치’ 생산을 시작했다. CJ제일제당에 앞서 대상은 업계 최초로 2022년초 LA 인근 시티오브인더스트리에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연간 2000t 규모 ‘종가 김치’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엔 미국 오리건주에 소재한 김치 등 아시안푸드 기업인 ‘럭키푸즈’를 380억원에 인수하고 김치 생산설비 증설에 나섰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국내 김치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위와 2위 업체다. 두 기업이 경쟁적으로 미국 내 김치 생산기지 확보에 나선 건 그만큼 김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김치 수출액은 1억5560만달러(2097억원)로 전년 보다 10.6% 증가했다. 5년 전인 2019년(9746만달러)과 비교하면 48.4% 늘었다. 특히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대(對)미국 김치 수출액은 3999만달러로 1년 만에 37.4% 증가했다. 2019년(1480만달러) 대비로는 증가율이 170.2%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2020년대 이후 코로나 대유행 등을 경험하며 발효 식품인 김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김치유산균은 항바이러스 등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인 기네스 펠트로는 2021년 코로나 감염에서 완치된 뒤 “김치로 건강을 관리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북미서 김치 수요가 급증하며 작년에만 비비고 김치 매출이 40% 이상 늘었다”고 했다. 호주와 유럽 등 신흥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한국서 김치 601만달러어치를 수입해 일본, 미국, 네덜란드, 영국에 이른 5대 김치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호주 현지 업체와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 계약을 맺고 비비고 김치 생산을 시작했다. 한국 식품기업이 오세아니아 지역서 김치를 생산하는 건 CJ제일제당이 처음이다. 호주에서는 현지 원재료로 생산된 ‘비비고 썰은 배추김치’ 2종을 처음 선보였다. 기존에 수출하던 한국산 김치 10종도 현지인 수요에 맞춰 리뉴얼하는 등 공을 들였다. 대상은 2022년부터 폴란드 현지 업체와 합작해 내년 준공을 목표로 폴란드 크라쿠프에 김치 공장을 짓고 있다. 호주에는 지난해 10월 현지법인을 세우고 김치 등 식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4월 12일 오후 5시 48분CJ제일제당이 사료 제조·축산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 매각을 추진한다. 사료 사업의 원재료가 되는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자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 측은 1조원대 몸값을 희망하고 있다. 연관 글로벌 기업이 대거 인수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매각 4년 만에 재시동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생물자원부문 독립법인인 CJ피드앤케어 지분 100% 매각을 위한 자문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CJ피드앤케어는 CJ제일제당이 2019년 7월 바이오 생물자원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자회사다. 동물의 주식인 사료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돼지와 닭을 주 품종으로 축산업도 한다. 미트마스터 등 자체 돈육 브랜드를 달고 출하하고 있다.CJ피드앤케어는 지난해 매출 2조4917억원, 영업손실 86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150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순항했지만 이듬해 흑자 폭이 77억원까지 줄어들었고 지난해엔 손실을 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료사업 특성상 업황에 따른 실적 변화가 두드러진다”며 “CJ 측은 올해부터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매각 측은 CJ피드앤케어가 사료 및 축산부문 기업 중 아시아 지역 내 최대 규모인 만큼 방대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CJ제일제당은 2019년과 2020년에도 두 차례 CJ피드앤케어 매각을 저울질했다. 5년 전 회사를 물적분할하면서다. 당시 CJ제일제당은 2019년 초 미국 냉동식품 자회사 슈완스를 인수하면서 생긴 차입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 상태였다. 그러자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매각을 검토한 것이다. 네덜란드 사료 회사인 뉴트레코와 매각 협상을 했으나 가격 눈높이가 맞지 않아 무산됐다. 2020년에도 글로벌 IB 한 곳을 선임해 매각을 타진했지만, 인수 희망자가 적어 매각 의사를 접었다.○CJ그룹 ‘선택과 집중’ 전략이번 매각은 CJ그룹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5.4% 줄어든 819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CJ피드앤케어의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 이 회사는 작년 CJ제일제당 사업부문 가운데 유일한 적자를 기록한 계열사였다. 2020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뒤 3년째 실적이 내림세를 타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주력 사업 지역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경기 침체가 주된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CJ피드앤케어는 베트남에서 양돈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선 육계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두 지역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한다. 고가 사료 수요가 위축되면서 판매량이 감소하고 고정비 부담이 늘었다. 원가 부담이 커진 영향도 있다. 곡물가와 함께 인건비가 오르면서 농장 생산비가 급증했다는 평가다.CJ제일제당은 작년에만 해외 자회사 두 곳을 매각했다. 작년 7월 중국 자회사 지상쥐(吉香居) 보유지분 60%를 약 3000억원에 매각했다. 중국 매출에서 46%를 차지했지만 K푸드 집중과 재무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그해 10월엔 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 지분 66% 전량을 미국 곡물기업 번지의 브라질 자회사에 매각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외 식품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하지은/차준호/하헌형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