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내 4개교 '글로벌 역량학교' 운영
초등학교 1학년 수업 영어로…학생 유입되는 제주 작은학교
"Are you done?"(다 했니?) "Yes, I'm done!"(네, 다 했어요!)
11일 오후 수학 수업이 진행 중인 제주남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계속해서 영어로 말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학생 16명에 한국인 담임교사와 원어민 교사가 함께 수업을 했다.

수업 내용은 '9가지의 수를 세고 쓸 수 있다'.
학생들은 1부터 9까지의 수를 '일, 이, 삼~', '하나, 둘, 셋~' 하고 한국어로 말해본 뒤에 원어민 교사 발음을 따라 영어로 말하며 숫자를 익혔다.

저마다 연필을 집어 들어 숫자를 또박또박 적어보고, 다 적은 학생이 손을 들며 "I'm done!" 하고 외치면 교사가 다가가 맞게 적었는지 확인했다.

원어민 교사가 칠판 앞에 그림 카드를 늘어놓고 'Let's count!'(세보자!) 하고 외치자 학생들은 한명씩 앞으로 나와 카드가 몇장인지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영어로 숫자를 셌다.

한국인 교사는 학생들에게 수업 진행 과정을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설명해줬고, 곧이어 원어민 교사에게도 영어로 설명하는 등 수업을 이끌어갔다.

수업 전반이 영어로 운영됐지만 학생들은 교사의 지시를 곧잘 따랐고 영어로 간단한 답변도 하는 등 자연스럽게 수업이 진행됐다.

초등학교 1학년 수업 영어로…학생 유입되는 제주 작은학교
제주남초는 2024학년도부터 제주형 자율학교의 한 유형인 '글로벌 역량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영어 소통 능력 신장을 위해 1학년의 경우 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 수업을 영어로 한다.

한국인 교사가 수업 지도안을 영어로 작성해 원어민 교사와 공유하고, 해당 수업에서 가르칠 어휘를 선정해 수업을 진행한다.

2학년 수업에도 원어민 교사가 투입돼 영어로 하는 놀이체육 활동 등을 실시하고, 3∼6학년도 영어 시간이 주 1시간 늘어났다.

또한 올해부터 '4학기제'가 도입된 것도 큰 변화다.

제주형 자율학교 도입으로 부여된 제주특별법상 교육 특례를 활용해 여름·겨울에 길게 방학하지 않고 5월, 8월, 11월, 학년말에 방학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긴 방학 후 개학하면 기본 생활 습관이 무너지거나 기초학습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학습 공백 최소화를 위해 도입됐다.

방학 중에도 가정에 돌봄 부담이 없도록 희망자를 대상으로 오전에는 배움이 있는 방학 프로그램, 오후에는 방과후 학교를 각각 운영하고 학교와 학부모 공동 부담으로 도시락 급식도 운영한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교육과정 특례를 활용해 학교 특색 과목 '창의 톡톡'을 개설해 발명교육과 스마트 코딩교육 등을 운영하고, 스내그 골프 수업을 통해 글로벌 시대에 맞는 스포츠 소양도 기른다.

이런 변화의 노력은 곧 원도심 작은학교인 남초에 학생들이 유입되는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김진희 교장은 "애초 올해 우리 학교 취학통지서를 받을 아이가 6명에 불과했는데 글로벌 역량학교 운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 신입생이 총 16명 들어왔고, 다른 학년에도 전학 오는 학생이 있어서 전교생 수가 세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학년 수업 영어 진행, 4학기제, 창의 톡톡 특색과목, 스내그 골프를 비롯한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 운영으로 아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제주남초를 비롯해 저청초, 신산초, 창천초 등 도내 4개 초등학교에서 올해부터 글로벌 역량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학교는 국제자유도시에 맞는 학교 특색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 외국어 소통 능력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올해 1학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운영 학년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학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담임교사와 원어민 보조교사가 상시 협력 수업을 진행하고, 교육 특례를 활용한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의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 향상과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지속적인 컨설팅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1학년 수업 영어로…학생 유입되는 제주 작은학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