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신고받고 현장간 경찰 2명, 성난 주민들에 집단폭행 당해
3월엔 8세 소녀 살해범 주민에 맞아 죽어…자경단이 또다른 범죄온상?
치안불안으로 탄생한 멕시코 자경단, 이번엔 출동 경찰 폭행치사
극심한 치안 불안에 분노한 멕시코 주민들이 살인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집단폭행해 숨지게 했다.

9일(현지시간) 라프렌사데틀락스칼라와 엘솔데틀락스칼라 등 멕시코 일간지에 따르면 전날 밤 멕시코시티에서 동쪽으로 120㎞ 정도 떨어진 틀락스칼라주(州) 사카텔코에서 한 택시 기사가 강도범들에게 저항하다 숨졌다.

마침, 이 광경을 목격한 주민들이 범인 4명 중 2명을 붙잡아 광장으로 끌고 간 뒤 마구 때렸다.

이어 신고받고 현장에 도착한 틀락스칼라주 경찰관 2명이 피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하려다가 성난 일부 주민들에게 역시 심하게 구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본 경찰관 중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나머지 1명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지 신문은 보도했다.

이곳 주민 중 일부는 치안 악화에 불만을 품고 자경단을 꾸려 활동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날 폭력 사태도 자경단들을 중심으로 벌어진 것으로 현지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엘솔데틀락스칼라는 "주민들이 사건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았다"며 "시종일관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며 공무원들을 위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게레로주 탁스코에서도 8살 소녀 살해범이 성난 군중에게 맞아 숨지기도 했다.

치안 불안이라는 고질적 사회 문제를 안고 있는 멕시코에서 지역 주민들의 자경단 조직은 그리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

처음엔 자기 동네 질서 유지를 목표로 의기투합하지만, 때론 또 다른 강력 범죄의 온상으로 변질하기도 한다.

한때는 일부 지역에서 5∼15세 어린이들까지 자경단원으로 모집해 사격 연습을 시켜 국내·외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