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 발전한 최유리 "잉글랜드 어린 선수들은 겁 없다"
여자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최유리(버밍엄 시티)는 최근 축구 실력이 늘었다.

서른 즈음에 진출한 잉글랜드 무대 경험이 성장 발판이 됐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최유리는 8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필리핀과 두 번째 평가전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해 대표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3-0으로 웃은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초반부터 빠른 발로 필리핀 수비진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최유리의 움직임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실력이 늘었다'며 감탄했다.

본래 저돌적인 움직임이 강점이었던 최유리에게 지능적인 플레이가 추가됐다는 것이다.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인천 현대제철에서 뛰던 최유리는 지난해 잉글랜드 버밍엄 시티로 이적했다.

1994년생인 그가 서른을 눈앞에 둔 나이에 기꺼이 해외 도전을 택한 셈이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최유리는 "압박이 더 강한 무대에서 뛰어서 그런지 첫 번째 볼 터치도 좋아졌고, 더 빠른 선택을 하게 됐다"며 "조금 더 어린 선수가 이런 환경을 접하고 부딪치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을 지휘하는 콜린 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실력이 뛰어난 16, 17세 선수들이 성인 무대에서 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유리도 벨 감독의 의견을 전적으로 지지했고, 특히 어린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추천했다.

최유리는 "해외에 있는 우리 팀에서는 17, 18세 선수들과 공을 차고 있다.

문화가 다르긴 하지만 그 어린 선수들이 정말 패기가 넘치고, 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선수들은 더 어린 나이에 성인인 언니들과 경기를 접하게 된다.

더 빨리 적응하고, 수준을 더 빨리 끌어올릴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필리핀과 2연전에서 득점할 때마다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펼친 최유리는 "어쩌다 보니 이 세리머니를 밀게 됐다.

재미있게 봐주시니까 분위기를 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제 큰 대회가 없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느슨해지는 건 아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색깔을 계속 내려고 한다"며 "더 좋은 조합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른 즈음에' 발전한 최유리 "잉글랜드 어린 선수들은 겁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