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월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모습. 연합뉴스
주요 농산물의 국제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전월 대비 상승했다. 유지류와 유제품 군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18.3포인트를 기록해 전월(117.0포인트) 대비 1.1% 높아졌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 124.6까지 오른 뒤 지난 2월(117.0)까지 매달 하락을 거듭해왔다. FAO는 2014~2016년 평균을 기준(100)으로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매달 작성하고 있다.

품목군별로 보면 유지류(8.0%)와 유제품(2.9%), 육류(1.7%)에서 가격지수가 높아졌다.

농식품부는 유지류 주요 생산국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생산이 줄어드는 가운데 동남아 지역 수요가 유지되면서 국제 팜유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두유의 경우 미국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바이오연료 분야의 수요가 높아진 점이 영향을 끼쳤다. 해바라기 씨와 유채씨의 국제 수입 수요가 늘어나고 원유가가 높게 유지된 점도 유지류 전반의 가격을 높였다.

유제품은 아시아 지역에서 치즈에 대한 수입 수요가 유지되고, 서유럽에서 연휴 기간을 맞아 국내 판매가 늘어난 점이 가격을 높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버터의 경우 유럽의 재고량 감소와 계절적 수요 증가로 가격이 뛰었다. 단 전지분유와 탈지분유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육류는 부활절 휴일을 앞두고 서유럽 지역에서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 소고기 가격도 주요 수입국의 수요 증가로 높아졌다.

설탕군(-5.4%)과 곡물군(-2.6%) 가격지수는 지난 2월보다 하락했다.

설탕의 경우 인도에서의 2023~2024년 생산 전망이 상향됐고 태국에서의 수확 속도가 빨라진 영향이 컸다. 브라질에서 다량의 설탕 수출이 이뤄진 점도 가격을 안정시켰다. 곡물군은 유럽연합(EU)과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수출국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전반적인 가격을 낮췄다. 옥수수의 경우 우크라이나 등에서의 물류 애로와 중국 등의 수요 증가로 가격이 높아졌지만,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 옥수수 수확이 진행되면서 상승 폭이 작았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