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집값 이야기에 한숨을 내쉬는 김광규. 사진=나혼자산다 갈무리
송도 집값 이야기에 한숨을 내쉬는 김광규. 사진=나혼자산다 갈무리
바닥을 모르고 미끄러지던 인천 아파트값이 하락을 멈췄다. 배우 김광규가 자리를 잡은 송도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쏟아졌다. 연이은 교통 호재에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하버뷰13단지' 전용 116㎡가 12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4월 10억7000만원에서 1년 만에 1억8000만원 올랐다. 바로 옆 '송도더샵하버뷰14단지' 전용 134㎡도 지난달 13억1000만원으로 기존보다 3억1000만원 높은 신고가를 썼다.

지난달 송도동에서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만 6곳에 달한다.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그간 집값 하락에 한숨을 내쉬던 배우 김광규의 근심도 덜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2021년 8억8000만원에 매입한 송도동 '송도힐스테이트' 전용 142㎡는 지난해 7억7000만원대로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21주 하락 멈춘 인천…송도에선 신고가 릴레이

인천 각지 집값 반등은 통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4월 첫 주(1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인천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오던 하락세를 21주 만에 끊고 보합으로 전환했다. 8개 자치구에서는 6곳이 하락을 멈췄다. 연수구, 남동구, 서구가 각 0.01%씩 올랐고 중구, 미추홀구, 계양구는 보합을 기록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교통 호재가 인천 집값 반등을 견인했다고 입을 모은다. 송도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지난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을 착공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매우 높아졌다"며 "올해 들어 착공이 가시화하자 매수 문의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착공 기념식. 사진=대통령실
지난달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착공 기념식. 사진=대통령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송도는 GTX B노선 소식, 서구는 인천 지하철 1호선 검단 연장 등으로 교통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역사 공사가 남아 있지만, 인천발 KTX도 머지않아 운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GTX B노선은 송도동 인천대입구역을 출발해 여의도와 용산을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역까지 잇는 82.8㎞ 길이의 노선이다. 지난 7일 착공식을 진행했고 2030년 개통될 예정이다. GTX B노선이 개통되면 현재 1시간 30분 걸리는 서울역까지의 이동 시간이 29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송도에서 여의도 역시 기존 1시간 20분에서 23분으로 단축된다.

교통 호재에 미분양 감소세…상승 거래도 증가

연수구에는 옥련동 송도역에서 출발해 경부고속선에 합류하는 인천발 KTX도 들어설 예정이다. 2025년 개통이 목표이지만, KTX 역사 증축 공사가 늦어지며 2027년 개통이 예상된다. 인천 지하철 1호선은 계양역과 검단신도시 사이 3개 정차역을 만들 예정이다. 2025년 개통이 목표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교통 호재 여파에 상승 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그간 인천 집값의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됐던 미분양 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40.6%였던 인천 내 상승 거래는 올해 2~3월 50.6%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3270호로 정점을 찍었던 인천 미분양 물량도 1월 3094호, 2월 2843호로 감소하고 있다.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올해 1월 611호로 8개월 연속 600호 대에 머물던 것이 2월 599호로 줄어들며 500호 대로 진입했다. 지난 2월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만1867가구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업계 관계자는 "송도는 인천의 강남으로,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다"며 "개통까지 시간이 남았다고 하지만, 교통 호재가 대거 예정되면서 점진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