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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명 회식 예약하더니 노쇼"…1300만원 꿀꺽한 사기단 [사장님 고충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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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식 잡는다며 답사팀까지 보낸 사기단
    "대표님 특정 술만 드셔"...술 주문 유도
    특정 주류상 지정해 계좌 입금 요구하고 '노쇼'
    5곳 식당서 1288만원 뜯어내
    "31명 회식 예약하더니 노쇼"…1300만원 꿀꺽한 사기단 [사장님 고충백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세 식당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하면서 회식 예약을 한 뒤 업주들로부터 금원을 편취한 노쇼(No-Show) 사기단의 일원이 붙잡혀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 범죄 조직은 "대표님이 회식용 특정 술만 드시니 특정 주류상으로부터 주문해 달라"며 특정 계좌로 입금을 유도해 금원을 편취한 뒤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형사4단독 박인범 판사는 최근 사기죄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5년 6월 22일 경기도 김포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B씨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자신을 김포 소재 공공기관의 팀장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내일 직원 31명 회식을 예약하겠다"며 미끼를 던졌다.

    사기 수법은 매우 치밀했다. 예약 전화를 건 남자는 "대표님이 고량주만 드시는데 수입 주류상에서 개인에게 술을 팔지 않는다"며 "주류상 연락처를 줄 테니 고량주 6병을 미리 사두면 회식 날 한꺼번에 결제해주겠다"고 B씨를 안심시켰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가까이 사는 직원을 보낼 테니 메뉴와 자리 사진을 찍게 하겠다"는 치밀함도 보였다. 피고 A씨는 '사전 답사 직원' 역할을 맡았다. 그는 당일 오후 5시경 식당을 직접 찾아가 "팀장님이 보내서 왔다"며 메뉴판과 단체석 사진을 촬영해 일당에게 전송하는 시늉을 했다. B씨가 예약이 실제 상황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곧이어 주류판매업자를 사칭한 또 다른 조직원이 B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업자등록증을 문자로 보내고 계좌로 276만원을 보내주면 고량주를 배송해주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속은 B씨는 지정된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사기단 일당은 2025년 6월 22일부터 7월 3일까지 인천, 김포, 고양, 안양 등을 돌며 5명의 식당 주인들로부터 총 1288만원을 뜯어냈다.

    재판부는 "A는 다른 공범들과 회사 직원으로 행세하며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사기 범행을 한 결과 다수의 피해가 발생해 그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A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득의 일부만을 취득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노쇼 범죄는 자영업자들의 선의와 '단체 예약'에 대한 기대감을 악용한 탓에 근절이 쉽지 않다.

    조철현 법무법인 대환 변호사는 "최근 자영업자들을 눈물짓게 하는 '노쇼'가 단순히 예약 부도에 그치지 않고 지능적인 '사기'로 진화했다"며 "정상적인 공공기관이나 기업체가 거래처에 주류나 물품 대금을 대신 입금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술을 미리 사달라', '꽃을 사달라'는 등의 요구가 포함된 고액 예약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주문자와 납품자 당사자들끼리 직접 거래를 유도하는 게 안전한 예방책"이라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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