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정권교체…44세로 최연소 대통령 기록
"대선에서 시스템 변화에 대한 국민의 깊은 열망 반영"
세네갈 파예 대통령 취임…전격 석방 19일 만에 집권
세네갈의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44)가 2일(현시시간) 최연소 대통령 기록을 세우며 공식 취임했다.

지난달 14일 전격 석방돼 대선 선거운동에 뛰어든 지 19일 만이다.

파예 대통령은 이날 수도 다카르 인근 신도시 디암니아디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신과 국민 앞에서 세네갈 공화국 대통령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선서하며 제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나의 승리는 시스템의 변화에 대한 국민의 깊은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주권과 개발, 복지 증진에 대한 열망을 분명히 들었다"고 말했다.

취임식에는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을 비롯해 수백 명의 내외빈이 참석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퇴임하는 마키 살 대통령과 치르는 공식적인 권력 이양식은 취임식 이후 다카르의 대통령궁에서 별도로 열린다.

독실한 무슬림으로 일부다처제에 따라 부인 2명과 자녀 4명을 둔 파예 대통령은 세네갈 새로운 세대의 젊은 정치인을 대표한다.

그는 야권 후보로 출마해 지난달 24일 치른 대선 1차 투표에서 54.28%의 득표율을 얻어 35.79%에 그친 여당 후보 아마두 바 전 총리를 상대로 압승하면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다.

세네갈이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래 야권 후보가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무조사관 출신인 그는 형사처벌로 출마가 무산된 주요 야당 파스테프(PASTEF)의 우스만 송코 대표를 대신해 대선에 나섰다.

정부 세무조사관으로 일하던 중 송코 대표와 인연을 맺은 그는 2014년 함께 파스테프를 창당해 사무총장을 지냈다.

지난해 4월 사법부를 모독하고 허위 뉴스를 유포했다는 등의 혐의로 구금됐다가 다른 혐의로 구금 중이던 송코 대표와 함께 지난달 14일 풀려났다.

당선 확정 후 첫 기자회견에서 그는 과거와의 단절을 선포하며 부패 청산과 경제 개혁, 석유·가스·어업 부문과 같은 주요 자산에 대한 주권 회복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파예 정부는 살 정부가 외국 기업과 체결한 광산·가스·석유 계약에 대한 재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코 대표 역시 새 정부에서 모종의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네갈은 1천800만 인구 중 75%가 35세 미만이고 실업률이 공식적으로 20%에 달하는 만큼 일자리 창출이 파예 정부의 최우선 과제다.

세네갈 대선은 애초 2월 25일이었으나 살 대통령이 3주 정도 앞두고 일방적으로 연기를 선언하는 바람에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4일로 한 달가량 미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