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사막에 비온 것…빨리 해결해야"…함운경, 尹 탈당 요구 철회
尹 담화 메시지 혼란에 "효과 반감돼 아쉽다" 지적도
[총선 D-8] 與 "의대 증원 대통령담화 결론, '같이 재조정하자'는 것"
국민의힘은 2일 대통령실이 의대 정원 증원 규모 '2천명'을 두고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며 조정 여지를 둔 것과 관련, 정부가 증원 규모 자체를 협의를 통해 재조정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의료계가 합리적인 단일안을 가져오면 2천명에서 축소하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포함했음에도, 이 같은 메시지가 선명하게 국민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여당이 다시 한번 개념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날 의료계는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두고 '정부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고 반발했고, 이후 대통령실은 추가로 공식 입장을 통해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정부 입장이 유연하고 전향적으로 변화했음을 설명해야 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KBS TV에 출연해 "2천명 숫자가 절대적 수치란 입장은 아니다.

정부는 2천명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대 증원 규모를 포함해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책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조심판특별위원회' 신지호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50분이 넘는 긴 담화였는데 핵심은 '유턴하겠다'는 것이다.

'같이 논의해 합리적으로 재조정해보자'는 게 결론"이라며 "이제부터 그걸 하느냐, 못 하느냐가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인요한 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사막에 비가 왔다.

이제 해결(할 길)이 다 보인다"며 "(윤 대통령이) '열려 있다'는 말도 했고, 나중에 용산에서 발표도 있었다.

자꾸 안 되는 것에 머물러 있지 말고 이제 빨리 해결하자. 지금은 25시"라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인 인 대표는 전공의들을 향해 "돌아와야 한다.

우리가 우리 불만을 얘기할 수 있는 틀이 생겼다"고 요청하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의사 출신이 아닌데 내가 의사 출신이다.

전공의들이 오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윤 대통령 대담 이후 '숫자에 매몰될 문제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대통령실이 '의대 증원 조정 여지' 입장을 보다 선명히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정의) 콜라보가 잘 된 것"이라며 "용산에서도 한 위원장의 메시지를 수용했다.

그게 포인트"라고 주장했다.

[총선 D-8] 與 "의대 증원 대통령담화 결론, '같이 재조정하자'는 것"
다만 윤 대통령이 애초 '의대 증원 2천명 고수'로 읽히도록 담화를 한 것은 아쉽다는 지적도 당내에서 제기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답답한 마음에 강하게 토로하다 보니 정작 '조정 여지가 있다'는 메시지는 쏙 들어가 버렸다"며 "처음부터 그렇게 나갔으면 됐는데 효과가 조금 반감돼 아쉽다"고 지적했다.

전날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던 함운경 후보도 오해가 있었다며 탈당 요구를 철회했다.

함 후보는 MBC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나는 내 길 가겠다'(로 들렸고), 감정 상한 표현까지 일일이 거명하며 얘기하는 걸 보면서 너무 실망이 컸다.

그래서 그런 (탈당 요구) 표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어제저녁에 상황이 바뀌었더라. 성태윤 실장이 '정원 문제까지 포함해 모든 걸 의논할 수 있다는 게 담화 내용'이라고 해 내가 좀 성급하게 내질렀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탈당 요구 입장을 바꿨다.

함 후보는 그러면서도 "국민들이 원할 때 즉각적으로 (윤 대통령이) 자신의 태도를 수정하면 좋겠는데, 한 템포 느린 것에 대해 좀 불만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미래 인 대표는 함 후보의 '대통령 탈당 요구' 언급에 대해 "과반수가 대통령을 뽑았는데 3년 임기를 남겨놓고 탈당을 하나.

대통령이 무슨 큰 죄를 지었나.

그건 아니다"라며 "우리 내부에서 그런 말이 앞서나가는 것은 좀 아쉽고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