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 메이슨캐피탈이 제기한 2억달러 규모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판정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ISDS의 쟁점은 2018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여부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메이슨과의 ISDS를 심리하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정이 이달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중재판정부는 최종 판정문이 작성되면 중재 종료를 선언하고 이로부터 120일 이내 판정 결과를 발표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달 메이슨캐피탈이 한국 정부에 청구한 ISDS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부처와 긴밀하게 협력해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메이슨은 2018년 9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중재를 신청했으며 1억9250만달러(접수 기준 약 2258억원)와 연복리 5%의 지연이자를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한국 정부의 개입 때문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한’ 합병이 성사됐으며 이 때문에 막대한 손실을 봤다는 주장이다.

이번 ISDS 결과는 삼성물산 대주주였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ISDS 사례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PCA는 지난해 엘리엇의 주장을 일부 인용해 한국 정부에 약 5358만달러(선고 기준 약 690억원)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으나 이는 엘리엇이 청구한 금액 7억7000만달러의 7%에 불과해 대규모 배상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법무부는 영국 법원에서 판정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메이슨의 ISDS 결과가 ‘닮은꼴’ 사건인 엘리엇 사례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이슨은 한국 정부의 조치로 계획보다 이르게 삼성물산 주식을 매각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지만 합병 이후에도 주식을 사들인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정부 개입으로 메이슨이 손해를 봤다는 점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압력과 국민연금의 찬성표 행사, 합병 성사, 그리고 메이슨의 손실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모두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정부의 압력과 무관하게 국민연금이 찬성할 계획이었거나 국민연금이 반대해도 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 등이 입증되면 메이슨의 논리는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한국 정부가 패소하면 법무부는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권용훈/김진성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