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네번째)과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주요 임직원, 현지 보험감독국 관계자 등이 지난해 8월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15주년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화생명 제공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네번째)과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주요 임직원, 현지 보험감독국 관계자 등이 지난해 8월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15주년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이 베트남 자회사로부터 현금배당을 받는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현금배당을 받는 최초의 사례다.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15년 만에 누적 흑자 달성에 이어 배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지난 28일 사원총회를 열고 총 1000억동(약 54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베트남법인은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다. 배당금 1000억동은 한화생명의 1분기 재무제표(현금흐름표)에 그대로 반영될 예정이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 법인에서 현금배당을 받은 건 생명·손해보험업계를 통틀어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규모는 작지만 첫 배당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2008년 설립 이후 15년 만인 지난해 누적 손익 흑자를 달성했다. 국내 보험회사가 단독으로 100% 출자해 세운 해외법인 중 누적 순익을 낸 것도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4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당국도 한화생명의 약진을 눈여겨보고 있다. 금융사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는 현 정부와 금융당국의 주요 정책 과제 중 하나다. 특히 생명보험 산업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국내 성장이 정체돼 있어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다.

은행과 증권 등 금융권을 통틀어 베트남 자회사가 한국 본사로 배당한 전례도 거의 없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사 현지 법인들은 이익이 나더라도 유보금으로 쌓아두거나 재투자에만 활용해야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