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최대 화두는 공급망 다각화다. 중국과 인도 비중이 60%를 넘는 원료 의약품 공급망을 재설계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등 국내 제약사들에는 호재다.

글로벌 제약사 '中·인도 공급망 탈피' 움직임
지난 22일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가 발간한 ‘리스크 바로미터(Risk Barometer) 2024’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 기업들의 중요도 1순위 리스크 요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제약사들이 공급처를 옮기려는 추세”라며 “특히 원료 품질을 중요시하는 기업일수록 중국이나 인도로부터 탈피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원료 의약품이란 완제 의약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원료다. 예컨대 해열진통제라는 완제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선 이부프로펜 등의 원료 의약품이 필요하고, 이는 여러 화학물질을 조합해 만든다. 기존 공식대로 화학물질을 조합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기술 난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중국과 인도가 원료 의약품 제조를 독과점하고 있는 배경이다.

이 같은 상황에 경고등이 들어온 결정적인 계기는 팬데믹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장벽이 밑단의 공급망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예컨대 미국은 중국의 패스트패션 플랫폼인 쉬인을 겨냥해 중국 내 강제노동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일본, 유럽 중심으로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중”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