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결론 안 났지만…반포주공1 재건축 이달 말 착공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반포1·2·4주구) 재건축 사업(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투시도)이 이달 말 착공식을 열고 첫 삽을 뜬다. 2018년 12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지 5년여 만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재건축 조합 간 공사비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착공 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조합은 오는 28일 착공식을 연다. 당초 이 단지는 공사비 협상이 지지부진해 착공이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금융 이자 등이 불어나면 사업성이 오히려 악화할 것이란 조합원 우려를 반영해 우선 착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반포동 810 일대 기존 2120가구를 허물고 지상 최고 35층짜리 50개 동, 총 5388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단지에는 국내 최초로 아이스링크장, 오페라하우스 공연장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사업 추진에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2013년 9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뒤 2017년 9월 사업시행 인가를 얻었다. 2017년 12월 말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해 2018년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했다. 2021년 이주를 마치고 철거까지 했지만, 착공은 계속 미뤄졌다.

최근엔 공사비 협상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조합이 시공사 입찰공고를 낸 2017년 당시 공사비는 약 2조6411억원(3.3㎡당 541만원)으로 책정됐다. 시공사 현대건설이 지난 2월 조합 측에 1조4000억원을 증액한 4조원으로 공사비를 새로 제시하면서 조합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820만원 수준이다. 김태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최근 조합원에게 문자를 보내 “부득이하게 ‘선 착공, 후 공사비 협상’을 현대건설과 합의하고 대의원회 결의를 받아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그는 “공사비 협상이 지연되면 조합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포주공 1·2·4주구와 이웃한 반포주공 3주구(2091가구)는 이미 공사를 시작했다. 이 단지 역시 2020년 시공사 선정 당시엔 공사비가 8087억원으로 3.3㎡당 541만원 수준이었지만, 삼성물산과의 협상에서 3661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3.3㎡당 786만원 수준이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협상에만 최소 5~6개월이 걸릴 텐데 그사이 조합원은 막대한 이주비 대출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며 “협상은 협상대로 진행하되 최대한 빨리 지어서 입주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