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상금 상납받은 前 볼링 국가대표 감독 벌금형
선수들이 메달을 따 받은 상금을 상납받은 전직 볼링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7단독 박숙희 판사는 공갈 혐의로 기소된 A(71)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대전시청 볼링팀 감독으로 재직하던 A씨는 2015년 12월께 자신의 사무실에서 강릉전국체전에 출전해 총 2천만원의 동메달 상금을 수령한 B(26·여)씨 등 소속 선수 4명으로부터 500만원을 교부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 4월에는 "선수지원금 1천만원을 받았다"며 자신에게 보고한 B씨 등 선수 3명으로부터 각각 200만원씩, 600만원을 받았다.

A씨는 평소 훈련을 마친 선수들에게 "상금 타서 혼자 먹는 놈들은 후레자식이다", "상금 타서 커피 한잔이라도 사줬냐"며 수시로 불만을 토로하고 욕설을 하는 등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볼링 국가대표 감독으로 활동하며 선수 선발은 물론 소속 선수의 연봉을 사실상 결정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선수들이 거절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상금 수령을 거절했다고 주장하나 돈을 반환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우월적 지위와 피해자들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공갈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