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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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관 체인이자 미디어 기업 AMC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지난달 사상 최저가를 찍으며 바닥을 기는 가운데, 올해 흥행 보증 수표로 예고된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반등의 기대를 걸고 있다. 뿐만 아니라 AMC는 슬럼프 탈출을 위해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전했다.

전세계적으로 약 900개 극장, 1만개 스크린을 보유한 AMC는 이날 장이 마감된 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1억4000만달러로 시장 추정치(10억5800만달러)를 웃돌았고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순손실은 전년 동기(2억 8770만 달러)보다 줄어든 1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 콘서트 영화의 성과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AMC 영화관. 사진-REUTERS
미국 뉴욕에 있는 AMC 영화관. 사진-REUTERS
아담 아론 AMC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는 2020년 팬데믹 여파로부터 의미 있는 회복이 지속되는 한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의 시선은 싸늘하다. 주가는 사상 최저치를 조금 웃도는 주당 5달러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날 AMC가 실적을 발표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약 11% 하락했다.

최근 수년간 AMC의 운명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코로나가 터졌을 때 관객이 급감해 부채로 어려움을 겪었고, 2021년 ‘밈 주식’ 열풍을 이끌며 사상 최고가를 찍고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탔다. 지난해에는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 붐 덕에 AMC는 1920년 설립된 이후 사상 최고의 한주를 맞았고, 뒤이어 테일러 스위프트의 ‘더 에라 투어’ 콘서트 영화를 상영하는 독점 계약을 따냈다. 그러나 곧이어 닥친 할리우드 파업으로 수십편의 영화 제작이 취소·지연되고 개봉 일정 변경 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3월 1일 미국 영화관에 개봉을 앞둔 ‘듄:파트2’를 시작으로 올해말 ‘수퍼소닉3’ ‘데드풀과 울버린’ 등 올해 기대작들의 개봉이 줄줄이 예고돼있어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AMC는 지난해 ‘영화’ 바비에서 등장한 자동차 콜벳 모양의 팝콘통을 내놨고, ‘분노의 질주’에서 나온 1970년형 다지 차저 모양의 버킷을 제공한데 이어 이번엔 ‘듄:파트2’를 테마로 모래벌레의 입이 벌어진 모양의 팝콘통을 내놔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은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AMC 3분기 미국 극장 관객수가 2019년에 비해 16% 감소했지만 수익은 오히려 늘었다고 발표했다. 웨드부시의 AMC 분석가인 알리샤 리스는 “관객들은 프리미엄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선호하고, 더 높은 가격의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AMC는 극장 내 서비스를 다양화 하고 콘서트 영화를 개봉하기 위해 뮤지션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또 럭셔리한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극장을 폐쇄, 개조 또는 이전해 티켓값을 인상하고 있다. 앞서 말한 이색 팝콘통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 매점 스낵과 상품을 개당 25달러에 출시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