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20일(현지시간)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견해를 약 20개월 만에 철회했다. 다만 경제 성장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정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경기선행지수는 더 이상 올해의 경기침체를 전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콘퍼런스보드가 밝힌 미국의 1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4% 하락한 102.7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이 코로나19 대유행 및 관련 폐쇄로 잠시 경기침체에 빠진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6개월간 경기선행지수의 연율 감소율은 급격히 둔화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이런 결과를 놓고 경기선행지수는 더는 미국의 경기침체를 알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제로’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기에 대한 좀 더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3.1%를 기록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초에 기업들이 가격을 재설정하는 일회성 이벤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의료 및 자동차 수리와 같은 노동 집약적 서비스에서 가격 상승 폭이 컸다”며 “이는 고용주들이 인건비 상승에 발맞춰 가격을 인상한 것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35만3000개 또한 계절조정된 부분을 빼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매년 미국의 많은 기업이 연말연시를 앞두고 직원들을 고용했다가 1월에 해고하는 과정을 거친다.

미국 노동부 소속 고용통계국은 이 같은 계절적인 고용 패턴을 고려해서 수치를 조정한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통계에 따르면 계절조정하지 않은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전달보다 263만5000명 줄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