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공소장 변경하면 될 일…검찰이 만든 의도적 구도"
곽상도 "왜 나만 1심 재판 두 번 받나…분명한 평등권 침해"
아들을 통해 대장동 일당에게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곽상도(65) 전 국민의힘 의원이 법정에서 "왜 나는 1심 재판을 두 번 받아야 하느냐"라고 반발했다.

곽 전 의원은 6일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이재찬 남기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항소심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기소를 미뤘다가 지금부터 1심 재판을 했으면 되는데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등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해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자 검찰은 곽 전 의원 부자와 김만배씨가 공모해 이렇게 받은 돈을 화천대유 직원이던 병채 씨의 성과급으로 가장·은닉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를 했고, 항소심의 공소장도 새로운 '공범' 구조에 맞춰 변경했다.

검찰 출신이기도 한 곽 전 의원은 추가 기소에 대해 "제 상식으로 항소심에서 공소장 변경을 하면서 범죄 사실과 죄명을 추가하면 끝나는 사안"이라며 "똑같은 이야기를 두 번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용도 똑같은데 이런 이상한 재판을 하기 위해 검찰이 구도를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이라며 "저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법 앞에 평등한 사람인데 이러한 '특혜'를 주느냐. 분명한 평등권 침해"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말한 부분은 충분히 일리가 있어 이를 감안해 최소한 법정에 덜 나오는 방안을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며 "당심에서 공소장 변경이 이뤄지면서 상당히 구조가 많이 틀어지기도 했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이 "제가 더 나오고 덜 나오고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하자 재판부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곽 전 의원 변호인은 1심에서 증언한 증인을 검찰이 추가 기소를 위한 재수사를 하면서 다시 소환해 만든 조서는 증거 능력이 없고, 해당 인물을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부르는 것도 형사소송규칙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의견과 같이 증거 능력에 문제가 될 수 있을 거 같다"며 "이 사건은 2심과 1심의 관계가 상당히 독특해 확립된 선례가 없어 재판부도 고민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해당 인물은 추가 기소된 1심에서 다시 증인으로 신문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조서가 사본으로 (우리 재판부에) 제출되면 증거로 채택해 최종 유무죄를 판단하면 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한 양측의 의견을 재차 수렴하고 결론을 내기 위해 오는 4월16일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