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5천부 이상 팔린 한국문학 도서 1년 새 43%↑
'저주토끼'·'아몬드' 등 7종 해외서 연 1만부 이상 팔려
'저주토끼', '아몬드', '82년생 김지영' 등 7종의 한국 문학 도서가 해외에서 1년간 1만부 이상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작품이 외국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등 주목받으면서 해외에서 5천부(누적) 이상 팔린 한국문학 도서도 1년 사이 43% 늘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24일 발표한 '2023 한국문학 해외출간 도서 판매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5년간(2018~2022) 해외에서 누적 5천부 이상 판매된 한국 문학 작품은 총 60종이었고, 이 중 27종이 누적 판매 1만부를 기록했다.

누적 5천부 이상 판매 종수는 한 해 전 조사 때의 42종에서 43%가 증가했다.

번역원은 2018~2022년 5년간 번역원 지원을 받은 41개 언어권 776종 도서를 대상으로 2022년 한 해의 해외 판매실적을 조사했다.

2022년 1년간 해외에서 1만부 이상 판매된 도서는 '저주토끼'(영역·정보라), '아몬드'(일역·손원평), '서른의 반격'(일역·손원평), '캐비넷'(영역·김언수), '82년생 김지영'(독역·조남주), '새롭게 만나는 한국 신화'(러시아어역·이경덕), '엄마를 부탁해'(중역·신경숙) 7종이다.

특히, 2022년 영국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의 '저주토끼' 영문판(번역 안톤 허)은 2022년 한 해에만 2만부 이상 팔렸다.

이는 전년도인 2021년 7월 출간 이후 6개월간의 판매실적보다 1천% 이상 급증한 수치다.

번역원 측은 "국제문학상 입후보의 파급력으로 현지 독자 관심 커졌다"면서 "이런 성과는 국제문학상 후보로 선정된 작품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졌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손원평의 작품들도 일본에서 주요 문학상을 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가 쓴 '아몬드'와 '서른의 반격'은 일본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각각 2020년과 2022년 잇따라 수상했다.

두 작품은 2022년에만 일본에서 각각 2만 부 이상 팔렸고, '아몬드'의 경우 출간 후 4년 만에 누적 12만부를 돌파했다.

'저주토끼'·'아몬드' 등 7종 해외서 연 1만부 이상 팔려
문학의 대표 장르인 소설 외에도 해외 독자들의 선호 장르는 그래픽노블, 인문·사회, 힐링 에세이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노블은 2020년 김금숙 '풀', 2021년 마영신 '엄마들'이 미국 하비상을 수상한 이후 판매량이 늘어난 뒤 높은 판매고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김 작가의 '풀', '기다림', '준이 오빠' 등 도서 3종은 9개 언어권에서 6만5천부 이상 판매됐다.

러시아어로 소개된 이경덕의 '새롭게 만나는 한국 신화'는 번역원의 인문·사회 장르 번역지원작 중 최초로 출간 연도(2022년)에 1만부를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현지 출판사는 러시아 독자들의 한국 신화와 역사에 대한 높은 관심을 고려해 후속 서적도 출판할 계획이라고 번역원은 전했다.

유럽에선 한국의 이른바 '힐링 에세이' 장르 선호가 눈에 띈다.

정목의 '비울수록 가득하네'(불역)와, 혜민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독역), 류시화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독역) 등이 현지에서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지난해에도 번역원 지원으로 각국 대형 출판사를 통해 다양한 한국문학 번역·출판이 이어진 만큼, 출간 종수와 작품별 판매량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면서 "역량을 갖춘 해외 우수출판사를 계속 발굴해 다양한 한국 작품이 소개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