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진 기자
어러분이 10년 전에 생각했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저 또한 10년 전엔 이렇게 흥청망청이란 코너를 진행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렇게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10년 뒤에 살게 될 집을 지금 구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사전청약 제도가 부활할 때 괴담으로만 들었던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대방 A1 사전청약을 살펴보겠습니다.
당첨되면 더 문제인 서울대방 A1 사전청약 [흥청망청]
지도로 보면 어떻게 주변을 지난 5개 노선 중 하나도 제대로 걸치지 않았는지 그것도 참 절묘합니다. 하지만 물리적인 위치가 여의도, 강남, 강북 도심까지 서울 주요 업무지구가 먼 곳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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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보이는 여기 낮은 단독주택, 빌라들이 전부 노량진뉴타운입니다. 재개발이 다 끝나면 여기도 마포처럼 직주근접이란 입지적 장점이 발현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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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보이는 게 상도파크자이, 장승배기역이고요. 저기 상도래미안 뒤로 보이는 게 대방 A1입니다. 원래는 예전 수방사 청약처럼 군관사가 있던 자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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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군부대가 완전히 방을 뺐냐.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남아 있고, 보시다시피 여러 가지 불편이 있을 예정입니다.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 웬 공군부대냐. 근처에 있는 보라매공원이 원래 공군사관학교 자리입니다. 한국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이름도 보라매죠. 공군의 상징이 바로 보라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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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문엔 단지 앞 삼거리 확장이 불가능하다고 써있습니다. 굉장히 좁지만 사업자 관할이 아니어서 손을 못 댄다는 얘기죠. 입주 이후 많이 막힐 거란 의미입니다. 참고로 앞길은 왕복 2차선입니다. 왕복 2차선은 편도로 1차선이란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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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분양 섞어서 1300가구급 단지이고 사전청약은 800가구 나옵니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으로 11억입니다. 참고로 인근 상도파크자이 같은 면적대가 15억 안팎입니다. 문제는 지금 가격 부분을 생각하는 게 전부 다 부질없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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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본청약이 2030년이기 때문이죠. 심지어 입주는 2032년입니다. 군부대와 가깝다 보니 협의하는 게 오래 걸려서 그렇긴 합니다. 하지만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추정분양가가 그대로 있을까요. 차라리 그때 가서 주변이 많이 오르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오히려 떨어진다면? 아파트 분양이 아니라 선물옵션이죠.

전매제한, 거주의무 등의 사항도 본청약 때 확정됩니다. 2030년에 말이죠. 그래서 지금 시나리오를 짜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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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본청약이 늦어지면 또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청약 당첨된 다음 본청약 전까지 소득이나 자산이 불어나는 건 상관없습니다. 현재 기준으로만 이 기준을 맞추면 됩니다. 하지만 공공분양의 대전제, 무주택 조건은 잃어선 안 됩니다. 그러니까 2024년 사전청약에 당첨되고 나서 2030년 본청약까지 집을 사면 안 된다는 거죠. 그동안 집값이 미친듯이 올라서 주변 친구들이 모두 집을 사도 나는 사면 안 되다는 거예요.

이런 경우도 있겠죠. 분명히 신혼특공으로 분양을 받긴 받았는데 8년이 지나는 동안 그분과 함께가 아닐 수도 있다거나, 초딩이었던 우리 아들이 군대에 가 있다거나. 이 단지에 청약을 준비하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획·진행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촬영 예수아·이문규·정준영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편집 이예주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