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몸값이 반등하고 있다. 벤처시장 위축 영향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깎인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기업공개(IPO)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시 뛰는 '코인 유니콘들'…두나무 시총 석달새 1.7조 불어
12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두나무는 이날 기업가치 4조5581억원(주당 13만1000원)에 거래됐다. 석 달 전인 지난해 10월 12일(2조8183억원, 주당 8만1000원) 대비 추정 시가총액이 61% 뛰었다. IPO 기대에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소식의 영향이 겹치면서 큰 폭의 반등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다.

다른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운영사 빗썸코리아도 이날 장외시장에서 6014억원의 기업가치로 거래돼 석 달 전(2626억원)보다 몸집이 두 배 넘게 커졌다. 두나무와 빗썸코리아는 2021년 하반기까지 기업가치가 빠르게 오르다가 2022년 암호화폐거래소인 FTX거래소 파산 등 악재를 만나며 덩치가 쪼그라들었다.

암호화폐와 무관한 기업들의 몸값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이날 추정 시총은 9조1616억원.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이 회사의 몸값은 6조7831억원이었다. 2월 상장을 앞둔 뷰티 테크 기업 에이피알의 추정 시총은 같은 기간 1조1204억원에서 2조7473억원으로 불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관계자는 “IPO 이슈가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며 “IPO 이후 주가 상승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공모 청약 전 장외시장에서 한발 앞서 투자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벤처업계 불황 여파로 ‘거품 논란’에 휩싸였던 유니콘 기업이 올해 장외시장에서 명예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에이피알 등 주요 기업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나머지 유니콘 기업의 몸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