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재매각 본격화…SK스퀘어 손실 불가피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전자상거래업체 11번가의 강제매각 작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영사인 에이치앤큐코리아 등으로 구성됐다. 이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1번가에 5000억 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8.18%를 가져갔다.

당시 11번가는 이들을 재무적 투자자로 유치하면서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약속했지만 영업손실과 이커머스 업황 악화로 이를 이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11번가 모기업인 SK스퀘어가 FI가 보유한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FI가 직접 지분 매각을 통해 원금 회수에 나서게 된 것이다. 투자 약정에 따르면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FI는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80.26%)까지 한꺼번에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매각은 FI가 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워터폴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희망액은 6천억원대로 이는 2018년 투자 당시 11번가 기업가치인 2조 7500억원을 한참 밑도는 것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SK스퀘어의 장부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터폴 매각에 따라 출자자인 국민연금(4500억원)과 새마을금고(500억원)가 투자 원금과 보장 수익을 먼저 가져가고, 위탁운영사인 에이치앤큐코리아 그리고 SK스퀘어가 차례대로 수익을 가져간다. 이대로라면 SK스퀘어가 가져갈 수익은 '0'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인수 가능 업체로는 11번가와 전략적 제휴 관계인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그룹 등이 거론된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이 인수전에 참전할 지도 관심사다.

11번가 관계자는 "FI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말씀 드릴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