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술주가 조정을 받자 코스피지수가 2% 이상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을 실현하며 매도세를 주도했다.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나…'8만전자' 눈앞서 꺾였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27% 하락한 7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3.93% 떨어진 13만6800원에 마감했다. 포스코퓨처엠(-5.68%), 삼성SDI(-4.39%), 포스코홀딩스(-3.18%), LG에너지솔루션(-3.14%) 등 2차전지도 하락폭이 컸다.

코스피는 이날 2.34% 하락한 2607.31에 마감해 2600선을 겨우 지켰다. 코스닥도 0.84% 내린 871.57에 머물렀다.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상승한 상황에서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조정을 받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과열 부담 속에 기술주 중심의 차익실현 심리가 커졌다”며 “연말 나타난 배당 연계 차익거래의 되돌림 현상으로 금융투자 기관들의 매물이 출회돼 수급상 후폭풍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조21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971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투자자들이 1조30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미국의 기술주 조정은 시장금리가 반등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됐다. 최근 기술주 급등이 금리 조기 인하 기대에서 비롯됐는데, 다시 금리가 오르자 그동안 상승분을 반납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최근 금리 상승을 일시적이라고 보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이 공격적이었고 이에 따라 단기적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금리 하락 추세가 변한 건 아니다”고 내다봤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5일 밤 발표되는 미국 고용보고서가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면 시장이 조정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3일 밤 나오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구인·이직 보고서도 주목해야 할 지표”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